|  | | ⓒ 고성신문 | |
.jpg)
임명철 (화가)
지역문화를 살리자는 취지의 글을 쓰려고 하는데 왜 만화에나 나옴직한 이솝의 이야기가 먼저 떠오를까.
21세기를 단언하면 문화의 시대다.
정치든, 경제든 어떤 생산물에도 문화적 아이콘이 덧붙지 않으면 행세하기가 어려워졌으니 문화의 비중을 실감할 수 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우리나라에서 지방자치제가 실시되었고, 각 지자체들은 앞 다투어 문화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아무리 기억력 좋은 문화전문가라 할지라도 지자체가 마련한 문화상품, 혹은 문화축제의 이름을 다 외우기는 어려울 것이다.
대도시는 물론이고 소읍까지도 문화행사의 피켓을 높이 치켜 세우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는 ‘문화’가 없다고들 한다.
문화는 서울에 다 모여있고 지역은 텅 비었다고 하니 이상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지역 문화의 속을 들여다 보면 문화의 서울 예속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가늠된다.
지자체의 문화행사는 기획에서부터 지역 문화단체들의 지원에 이르기까지 상당부분 중앙 인사들의 손끝에서 이루어지는 게 현실이다.
이를 문화예술 전체로 확대해서 들여다보면 문화예술의 서울종속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말하기 민망할 지경이다.
어떤 이는 원래 문화, 예술이란 그 지역에 있었던 것인데 서울이 다 빼앗아 간 것이라고 강변한다.
신라의 말탄 토기나 백제의 금관같은 것을 구경하려면 지역소재 박물관이 아니라 서울의 중앙박물관으로 가야하는데 사실 지역문화 유산을 수탈해 간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거친 표현이긴 하지만 말의 의미는 엿볼 수 있다.
지역문화의 광범위한 예속 현상은
임명철화가 기자 /  입력 : 2005년 10월 19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