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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씨를 뿌리는 자는 기쁨으로 단을 거둡니다”


김계화고성신문독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8년 05월 30일
ⓒ 고성신문











한국에 온지 어언 10년이 다 되어갑니다. 지금은 대학원생으로, 방과 후 강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며 한국사회에 잘 적응하면서 살아가고 있지만
국생활이 처음부터 순풍에 돛단배처럼 그렇게 순조로운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1998 8월 남편을 따라 김해공항에 첫 발을 내딛던 순간, ‘과연 나의 선택이 잘 된 것일까’ 하는 생각에 아주 화창했던 그 날 날씨와는 달리 저의 심정은 착잡하기만 했습니다. 아는 사람 하나 없는 이국땅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정말 상상이 되지 않았습니다.


 


남편을 따라 온 고성에서의 생활은 도시에서 생활한 나에게는 따분하기 그지없었습니다. 친구도 없었고 놀러갈 곳도 없었습니다. 게다가 남편이 중국으로 한 달씩 출장을 갈 때면 저는 하루 종일 TV만 보았습니다.


 


몇 개월 후 임신을 하면서 일단 아무 생각하지 않고 아이만 잘 키우기로 했지만 문화 차이, 성격 차이로 남편과 다투고 나면 내가 왜 여기까지 와서 이 고생을 해야 하나, 그냥 중국으로 돌아가 버릴까 하는 생각을 할 때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출산 후 몇 년간 산후우울증을 겪었습니다. 가슴은 무엇에 짓눌린 듯 답답했고 불안과 초조함에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습니다. 모든 것이 귀찮았습니다. 인생이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에 이렇게 살아서 뭐하나 하는 회의가 들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에 활력소가 필요했습니다. 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나 자신에게 증명해 보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중국어 관광가이드 자격증에 도전했습니다. 몇 개월간의 공부를 마치고 남편과 아이의 응원에 힘입어 경주에서 치른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그 때는 느끼지 못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말없이 도와준 남편이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중국어학원 강사로 일을 시작하면서 저의 생활에는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고 한국사회에 차츰 적응이 되어갔습니다. 무엇보다도 중국에서 교사로 일한 저의 경험을 살릴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하지만 아이 돌보는 것과 집안일을 하는 남편과 식당일을 하시면서 아이를 봐 주신 어머니께 정말 많이 죄송했습니다. 그리고 엄마가 집에 없어 여기 저기 다녀서 곤히 자는 아이를 볼 때 너무 미안하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지금은 강사로 학생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작년에 있었던 원어민강사 교육을 받아서 방과 후 강사로 재미있게 일하고 있고 경상대 대학원에 입학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습니다. 학교 공부하랴, 방과 후 교사로 일하랴 많이 바쁘지만 이렇게 바쁘게 살아가는 저에게 스스로 참 잘하고 있다고 칭찬해 주곤 합니다.


 


때로는 게으름을 피우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저 자신을 채찍질 합니다. 저 자신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그리고 저를 지지해주는 남편과 우리 아들에게 미안하지 않도록….


 


살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때도 있고 삶이 힘겹게 느껴질 때도 있겠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면 언젠가는 구름 뒤에 숨어있던 햇빛이 나에게도 쨍하고 비추는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뒤에는 언제나 힘이 되어주는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다정한 친구가 있고 따뜻한 이웃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힘들더라도 참고 기다리고 노력하면 이 모든 어려움이 우리들의 앞날에 성공의 밑거름이 되어 언젠가는 기쁨으로 단을 거둘 날이 올 것이라고 믿습니다.      

김계화고성신문독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8년 05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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