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지나온 세월만큼이나 모든 것이 변화되고 앞서 나갔음을 70년대 회화면 배둔 뒷동산을 보면 느낄 수 있다.
넓게 펼쳐진 잔디에 두 팔을 활짝 펴고 누워있노라면 한없이 넓고 넓은 하늘은 나에게 희망을 주었고, 외롭고 울적할 때면 마음을 달래주던 뒷동산의 추억…….
봄이면 동산을 붉게 물들인다는 동백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고, 비바람이 불고 눈보라가 세차게 몰아쳐도 늘 푸른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소나무며, 자신을 괴롭히고 아픔을 주는 도끼날에 오히려 향을 묻혀 준다는 향나무가 아름드리 서있던 유일한 안식처였다.
그 곳에서 멀리 바라보면 거북이 등처럼 초가집이 옹기종기 모여 평화롭게 마을을 이루고, 벼가 익을 때쯤이면 황금물결이 출렁이면 사방으로 줄을 띄워 세운 허수아비의 몸에 빈 깡통 매달아 흔들며 새를 쫓는 소리 ‘훠이-훠이-’.
그때 그 시절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면 오늘날 뒷동산에서 바라보는 경관은 회색빛 시멘트 건물들이 여기저기 들어서면서 무척 달라져버렸다.
그러나 여기저기서 배둔 뒷동산에 산책을 나온 사람소리에 어둠이 지워지고 처음 만난 사람에게도 반가운 듯 인사를 한다.
세월의 흐름은 쉼 없이 똑딱-똑딱- 거리며 추억으로 자리하고 있지만 사람과 사람의 정(情)은 100년이 지나도 푸근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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