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7-11 17:16:42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특별기고

내 인생의 동반자 ‘밭’


최정남(주부기자) 기자 / 입력 : 2005년 10월 12일
ⓒ 고성신문


 


 


 


 


 


최정남(주부기자)


 


하루도 밭에 나가지 않으면 된다.


삼천여평의 밭을 팔순이 넘은 시어머니와 둘이서 경작하기엔 너무 버겁기도 하다.


 


눈뜨자 밭에 나가고 때가 되면 들어와 챙겨먹고 해가 때까지 씨를 뿌리든지 김을 매든지 밭일을 한다.


심고 고추 심고 콩이며 팥……. 


 


고랑에 세월 묻으며 인생의 절반하고도 반을 보냈다. 밭은 삶의 터전이고 경제적 근원이기도 하고 슬플 때나 기쁠 때나 언제든지 일하다 고단하면 위에 누워 푸른 하늘을 바라보며 남편과의 다툼, 시어머니와의 불편한 마음도 밭에 와서 삭히곤 한다.


 


아이들이 떠나 공부를 때도 군대에 아들에게 편지를 때에도 자연 속에서 철따라 변하는 느낌을 고스란히 편지 속에 담곤 했었다.


 


읽고 싶은 책이 있을 때에도 신문지에 싸서 몰래 가져와 페이지식 읽곤 하는 독서실 구실도 하고 동네 아주머니들을 만나면 밭고랑에 앉아 수다도 떨며 괴로운 사연들을 서로 들어주기도 하는 쉼터이기도 .


 


잠을 자는 일과 먹는 일을 빼고는 일상은 거의 밭에서 이루어진다.


남편과 시어머님이 계시는 집보다는 일을 핑계한 마음의 자유를 누릴 있는 하나의 안식처이기도 .


 


문화적인 욕구는 언제나 밭에서 조금씩 이루어지며 순간순간 혼자만의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기도 한다. 묻은 옷자락 털면서 오고 가는 길목엔 철따라 피는 야생화.


 


제일 먼저 봄을 알리는 앉은뱅이

최정남(주부기자) 기자 / 입력 : 2005년 10월 12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