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량세태란 권세가 있을 때는 아첨하고, 세력이 없어지면 외면하는 세상 인심을 말한다. 이번 4.9 국회의원선거를 취재하면서 염량세태의 세상 인심과 정치권에 줄서기 하려는 인사들의 꼼수가 역겨울 지경이었다.
2년 후 군수선거 때 한나라당 공천까지 염두에 둔 염량세태의 예비주자들의 계산도 깔려 있었다고 보여진다. 모두들 이번 선거 역시 한나라당의 아성은 강했다는 평가였다.
‘통영·고성의 자존심이냐’ ‘낙하산 공천이냐’며 공방을 벌였던 이번 총선은 정책선거는 뒷전이었다는 게 유권자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나라당 소속 군의원 5명이 탈당하는 사태까지 빚어지면서 무소속 후보와 한나라당 후보간의 혈전이 벌어졌다. 명 분있는 탈당이었다는 격려와 당에 남아 위기에 처한 당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렸다.
이번에 한나라당을 탈당한 군의원들은 지방의회의 군의원 공천제가 폐지돼야 한다는 명분도 제시했다.
한 의원은 무소속 군의원으로 의회에 입성했는데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모임이나 친목이 잘되지 않은 것 같아 입당했다고 해명했다.
제5대 고성군의회에는 총 10명의 군의원 중 한나라당 8명(비례대표 포함) 무소속 2명이 당선돼 입성했다.
특히 가장 선거가 치열했던 고성읍선거구에서는 1명의 한나라당 후보와 1명의 무소속 후보가 당선됐다.
지난 군의원 선거는 처음으로 정당공천제로 치르졌다. 따라서 한나라당 후보만 의회에 들어가면 군수와 군의원이 예산을 좌지우지하게 된다며 무소속 후보도 당선시켜 견제해야 한다는 게 지역유권자들의 대다수 생각이었다.
이러한 지역주민들의 뜻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무소속 군의원 2명 모두가 지난해 말에 한나라당에 입당했다. 지역언론에 마저 한나라당 입당사실조차 알리지 않았다.
이후 1명의 무소속 후보는 한나라당 입당 몇 개월만에 탈당하고 이번 총선에서 고성의 자존심을 내세웠다.
재선의 정치 꼼수를 두고 한나라당에 입당해 지역주민의 의견을 고려하지 않고 무소속을 버린 의원들이 향후 의정활동을 어떻게 할지 군민 모두가 예의 주시하고 있다.
한나라당을 탈당한 군의원들도 복당될지, 입당할지도 앞으로 관심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