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토질에 따라 밥맛 차이, 우수농산물 인정
현대에 들어 불량 먹을거리가 판을 치면서 식품안전이 어느때보다 중시되고 있다. 이때문에 요즘엔 안전 아니라 품질까지 좋아야 잘 팔린다. 최근 쌀 품종을 업그레이드 하고 최소 3년이 걸린다는 유기농쌀이 인기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다른 쌀보다 유기농쌀은 단가가 높은 반면 밥맛이 떨어져 저평가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유기농쌀을 생산하려면 최소 3년 걸린다. 말 그대로 ‘유기농’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된 쌀을 일컸는다. 일반 쌀재배지의 경우 유기농쌀로 전환하려면 첫해 기존 농약 사용량을 절반으로 줄여 ‘저농약 단계’를 거쳐야 한다. 이듬해 농약 사용을 1/3로 줄인다. 즉 저농약에서 무농약,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전환기 유기농을 거쳐 유기농에 도달한다. 유기농법에는 오리농업, 우렁이농법, 쌀겨농법 등이 있고 미생물농약을 사용해 친환경적으로 재배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유기농법에서 문제는 병해충 방제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면 알곡이 제대로 여물지 못해 소비자 입맛을 충족시킬수 없다는 것이다. 고성군의 생명환경농업과 필라이스 브랜드 시범단지를 추진함에 있어 유기농법으로 쌀의 안정성보다 소비자 욕구를 어디까지 충족시킬수 있는지가 풀어야 할 과제일 것이다.
●유기농쌀 ‘밥맛’ 떨어진다? 유기농쌀이 상대적으로 다른 쌀에 비해 밥맛이 떨어진다는 것은 쌀농가에서는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유기농쌀이 일반 쌀에 비해 밥맛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비단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 병해충방제를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서 일까. 결과만 놓고 본다면 단백질과 아밀로스 함량이 적은 쌀이 맛있다. 일조량 등 기후와 토지상태 등에 따라 달라지지만 보통 비료를 적게 사용하면 맛이 좋아진다. 유기농법으로 이용되는 쌀겨농법은 7~8월에 쌀겨가 분해되는데 토양 속에 질소분이 많아지면 단백질 성분으로 변해 벼로 올라간다. 벼에 단백질 성분이 계속해서 많이 공급되면 맛이 떨어진다. 또 날씨가 좋지 않아 일조량이 적거나 강수량이 많을 경우에도 쌀맛이 좋지 않을 수 있다. 지역내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쌀의 품종을 섞어 단백직이나 아밀로스 등을 맞췄을 때 밥맛이 좋아질 수 있다”면서 “꼭 유기농쌀, 친환경쌀이라고 밥맛이 좋을 것이라 믿는 것보다 제품의 단백질이나 아밀로스 함량, 완전립비율을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유기농쌀, 고품질쌀도 ‘판로’가 있어야 유기농쌀이 밥맛까지 좋으면 금상첨화일테지만 유기농은 안전을 인증한 것일 뿐 밥맛을 결정하는 품질까지 인증된 것은 아니다. 해결해야 할 문제는 또 있다. 안전한 먹거리를 원하는 소비자 기호를 반영한 유기농 쌀, 맛과 품질을 업그레이드 한 고품질쌀이 생산되더라도 판로를 뚫지 못하면 끝이다. 한 쌀농가는 “우수농산물관리제도(GPA) 인증까지 받았지만 판로를 개척하기가 쉽지 않다”고 호소했다. 고성교육청에서도 학교급식에 안전하고 밥맛이 좋은 쌀을 구입하려는 계획이 있지만 기존에 구입하던 쌀보다 단가가 높을 경우 구입의사는 판가름 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음식점이나 식품업체의 경우 우수농산물관리제도를 인지하고 있어 공급 계약체결에 용이할 수 있지만 높은 단가로 초기에 회사부담이 크다는 것이 단점이다. 현재 고성군에서 추진하고 있는 ‘필라이스’ 브랜드에 앞서 국가 브랜드로 농업진흥청이 품종 개발한 ‘탑라이스’가 우수농산물관리제도 얻어 판매하고 있다. 하지만 10Kg당 3만5천원에서 4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어 적정단가를 인정 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이는 일반적으로 쌀은 모두 똑같다는 생각이 크기때문이다. 쌀농가 관계자는 “무농약으로 재배한 유기농쌀은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 전문가들은 “고성군은 탑라이스 브랜드와 같이 필라이스 브랜드도 성공을 거두려면 무엇보다 판로확보를 우선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