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고성시장에 명절과 맞물려 들어서는 장날에는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그중 단연 ‘뻥’소리에 아이스크림을 입에 물고 있던 여자아이가 깜짝 놀라 떨어지곤 했던 때. 40년이라는 세월은 지났지만 그 맛과 정겨웠던 소리는 여전하다. 인정 많기로 소문난 박규일(70) 할아버지는 뻥!뻥! 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 (휘리릭~) 뻥! 뻥! 뻥튀기요
“고성시장에서 뻥튀기를 시작한지 벌써 40년이 됐어. 공장도 회사도 없던 옛날에는 마땅한 직업이 없어 지금의 백수처럼 이리저리 일자리를 찾아다니다가 뻥튀기 장사를 하는 것을 보게 됐지. 그 때부터 시작한 것이 40년이라는 세월을 훌쩍 넘기게 되었구먼. 내 나이가 올해로 70이니 어휴~ 긴 세월이지.”
# 막걸리 하나만 있으면 좋아 “아침, 점심 챙겨먹고 일하면서 막걸리 한잔 걸쳐 먹는 게 뻥튀기 하는 맛 이랄까나? 지금 사람들은 소주로 힘을 얻는 다지만 나는 막걸리 하나만 있으면 힘이 솟아나지. 건강에 해로울 만큼은 먹지 않아. 건강하지 못하면 어떻게 70살 먹은 노인이 뻥튀기 일을 할 수 있겠어? 건강하니까 할 수 있는 게지. 앞으로 건강이 따라 줄 때까지 뻥튀기 일을 할 거야.
# 명절 “명절이 다가오면 일 한다고 정신이 없어. 단골들이 시장주변에 요즘 뻥튀기 장사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수입이 예전 같지 않죠? 곧잘 묻는데 40년 동안 시장에서 자리잡으니 단골손님이 많아. 그 사람들이 매 번 잊지 않고 찾아줘서 괜찮아. 어릴 적 맛있게 먹었던 뻥튀기 맛이 떠오른다는 손님을 만날 때면 보람도 있지. 그리고 명절에는 뭐니 뭐니 해도 손자, 손녀들 보는 게 가장 큰 기쁨이야. 일하면서 간혹 손자, 손녀 생각에 힘이 나기도 해. 앞으로도 이렇게 보람을 얻고 즐기며 살아갔으면 좋겠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