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동안 했던 환경지킴이 활동을 되돌아보니 내가 그만큼 한걸음 발전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지난 한 해 밤내천에서 가진 생태계 조사활동 , 그리고 정화활동은 두고두고 잊지 못할 것 같다. 지도하시는 선생님 말로는 20여 년 전에는 밤내천에서 수영을 하였다는데 지금은 얕아진 강바닥과 오염된 물, 그리고 갈대로 빽빽한 강변은 예전의 모습을 도저히 떠올릴 수 없었다. 조사 중에 주위 주민들의 얘기는 더욱 그랬다. 예전엔 물고기가 많아 투망뿐만 아니라 낚시도 많이 했다고 한다. 특히 덕선리와 밤내 다리 인근에는 민물 뱀장어가 많고 기름져서 이곳 장어는 고성에서 최고로 쳐준다고 했다. 그러나 이제 씨가 말랐다고 한다.
우리가 주로 조사 및 정화 활동을 한 곳은 상류와 하류 지역이었다. 중류 지역은 갈대가 무성하기도 하지만 물깊이를 알 수 없어 조사 활동을 할 수가 없었다. 갈대가 무성한 곳은 수생 생물이 많을 것 같았는데 아쉬웠다. 선생님께서는 내년에 중류 지역의 생태계를 집중적으로 해보자고 하셨다. 그리고 올해 우리가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활동을 했던 밤내천의 하류 지역은 고성군에서 군민들이 운동과 휴식을 할 수 있는 쉼터로 정비를 하고 있어 깨끗했지만 상류와 중류 지역은 우리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곳이었다. 내년에는 상류 쪽에서 좀 더 많은 활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올해의 조사·정화 활동 중에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하수종말처리장 부근의 지류가 합쳐지는 곳이었다. 이곳은 밤내천과 송학천, 그리고 거류면에서 흘러오는 하천이 합쳐지는 곳인데, 3개의 하천이 확연히 비교되는 곳이었다. 오염도도 그렇고 수온까지도 세 지류가 모두 달랐다. 특히 송학천의 오염은 심각한 지경이었다. 송학천도 대대적인 조사와 정화활동이 필요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으로 기억에 남는 것은 환경체험교실이다. 올해 환경체험교실은 출범식을 겸한 2차 체험교실을 포함하여 네 번의 체험교실을 가졌다. 환경에 대한 특강 위주로 이루어진 나폴리농원에서 있었던 1,3차 환경체험교실, 하수종말처리장 방문을 했던 2차 환경체험교실, 그리고 이번 마지막 4차 거창월성수련원 체험교실까지 어느 것 하나 빠짐없이 나에게 작은 깨달음을 주었기 때문이다.
우선 1학년 때 가서 더 친숙했던 나폴리농원의 환경체험교실. 나폴리에서 가지는 환경체험교실은 2차에 걸쳐 이루어졌다. 지킴이 회원이 많아 1차는 고등학생 위주로 이루어졌고, 3차는 중학생 위주로 이루어졌다. 나는 회장이라는 이유로 두 번 모두 참가하는 행운을 누렸다.
갈 때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프로그램을 참가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무엇보다 갈 때마다 편안하게 산림욕을 즐길 수 있어 좋았다. 여름에 갔을 때는 녹차나무 심기도 하고 시원한 물에 팔도 담갔던 기억이 난다.
말 못하는 식물이지만 하루에도 기분이 수십 번 변하는 나와 달리 그 자리에서 사계절을 변함없이 나는 나무가 문득 존경스러웠다. 고성이라서 더 의미 있었던 2차 체험교실. 나는 사실 고성에 하수종말처리장이 있는지도 잘 몰랐는데, 직접 가보니 철저한 위생관리 및 기계로 자동화된 정수 체계가 인상 깊었다. 여기서는 정수처리 하고 남은 찌꺼기를 포대에 담아 비료로 무료 제공을 한다고 하였는데, 길거리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로수의 비료 등으로 널리 쓰인다고 하니 친환경도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오염되고 악취가 나는 물을 보니 합성세제나 샴푸, 린스 등의 사용을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어떤 때는 이들을 필요 없이 무분별하게 사용을 한 적도 있는데 색깔마저 시커먼 물을 보니 꼭 내가 다 저렇게 만든 것 같았기 때문이다. 이 날은 새롭게 단장한 밤내천에 있는 쓰레기도 줍고 물 속에 사는 다슬기도 볼 수 있었던 날이라 더욱 기억에 남는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에 있었던 4차 체험교실. 거창월성수련원은 갈 때마다 즐거운 곳이기에 이번에도 망설임 없이 참가하였다. 처음에 별명과 자기 소개를 이름 없이 적고 남이 내 소개를 읽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아무리 요즘이 자기 PR시대라고 해도 별 느낌이 없었는데, 이걸 해보니까 자기를 알리는 것도 꽤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외에는 리더십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의를 듣고, 다음에는 우리의 주제인 환경에 대한 특강을 이진만 대장님으로부터 들었다. 다음에는 환경 문제를 다룬 단편영화를 보았는데 애니메이션이라 딱딱하거나 지루하지 않아 좋았다. 그리고 '환경을 파괴하지 말자'라는 주입식의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니라 환경 문제에 무관심했던 사람일지라도 잠깐이나마 환경에 대해 고민해 볼 수 있도록 여운을 남겨서 좋았다.
끝으로 올해에 있었던 행사에 되도록이면 빠지지 않으려고 노력했는데, 그 노력이 내가 앞으로 살아가는 데 큰 밑거름이 되리라 믿는다. 내년에는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관계로 환경교실에 자주 참여할 수가 없다. 그러나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든지 참여할 생각이다. 아울러 이런 행사가 자주 있어 많은 학생들에게 이런 기회가 자주 주어지면 좋겠다. 그래서 모든 학생들이 참여 속에서 환경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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