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디넓다. 그 세상 속에 우리나라는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그 작은 나라의 땅조차 몸소 누비며 보고, 듣고, 느낄 줄을 모른다.
아름다운 강산은 물론이요, 작은 풀 한 포기에 관심을 가질 시간이 많지 않은 것이다. 그저 보이는 것에 만족하여 드러나는 화사한 겉차림에만 신경을 쓴다.
세계는 한 권의 책이다. 그 중에 대한민국은 몇 페이지나 될까? 여행하지 않는 자는 책의 한 페이지만을 읽을 뿐이라고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말했다. 우리 국토를 돌아보는 것은 세상을 읽는 아주 작은 시작이다.
마크 트웨인은 ‘여행은 편견과 아집, 그리고 편협함에 치명적이다’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리는 더 큰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많은 청춘들이 젊음과 열정을 밑천삼아 여행을 꿈꾸지만 막상 실천에 옮기기는 쉽지 않다.
우연히 도전에 머뭇거리던 내게 막연하게 그리던 도보여행을 실제로 할 기회가 왔다. 교수님의 계획에 대학원생 둘이서 동참하기로 한 것이다.
용인에서부터 이 나라 땅을 밟으면서 걷고 또 걸어 남해안까지 가기로 했다. 세부적인 계획을 세우고 필요한 것들을 준비하는 데는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두 발을 흙 위에 꼭꼭 새겨보는 일이 흔치 않기에 일부러 새 신발을 발에 적응시켰다. 즐거운 상상이던 도보여행이 현실이 되니 혹시라도 나 때문에 일행에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까,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하는 부담감이 들었다.
여행이 시작되고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걷고 또 걸으면서 하루하루를 쌓아갔다. 시간이 좀 지나면서 나름대로 여유를 찾기도 했지만, 한 걸음 한 걸음을 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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