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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 지났다. 어느덧 바닥들의 황금물결은 풍성한 가을을 느끼게 한다.
나는 고성에서 태어나 자랐고 지금까지도 고성에서 태어난 것을 큰 자산로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고성에서 태어나 살면서 ‘고성사람들 참 특이하다’‘어디가도 표가 난다’등등 이와 유사한 이야기를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이 ‘특이함’‘표 남’중에 좋은 점들도 많이 있지만 우리가 버려할 것들도 몇 있다.
우선은 끼리끼리의 형님 정서로 그 만남부터가 묘하다. 일단 심리적 탐방을 하며 서로를 묶을 끈을 찾는데 첫 번째 시도는 출신 지역이다. 어느 면, 어느 마을 등이 그것이다.
그리고 그 지역이 얼추 걸리지 않으면 이제 학교 탐색이다. 별반 학교에서 인정받지도 않고 학교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초등부터 고등학교까지 줄줄이 판다. 이것도 상호 안테나에 전파가 맞지 않으면 이제 아는 사람들의 이름 팔기다.
누구누구 동생 아느냐? 형님 아느냐? 등등 이것 까지도 안 되면 마지막 카드를 쓰는데, 이 카드는 안 되는 것이 없다. 한방에 결정이 난다. 이 카드는 바로 ‘나이’ 이다. 이 정도되면 유도의 한 판처럼 완전 정리가 된다.
그것이 끝나면 서약식 같은 충성맹세가 이어진다. ‘행님 하이소 마’ ‘말씀 나추이소’ ‘그래 동숭 한 잔 해라’ 그리하여 술잔이 몇 순배 돌아가면 그들의 세계에서는 끈으로 연결된 무엇이 생기는데 이 정도는 그래도 좋게 봐 줄만하다. 왜냐하면 정도 있어 보이고 선ㆍ후배의 위계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때부터 토론과 논의의 장보다는 형님과 동생, 나이와 지역만 존재하게 되고 이는 끼리 끼리를 챙기는 흐름으로 패거리로 바뀌고 고성출신은 진골이 되고 고성출신이 아니면 주변인으로 바로 전략하게 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요즘 고성에 인구가 불어난다는 말이 들리고 식당에 가면 회사 유니폼 복장을 한 분들이 눈에 뛴다. 이분들도 고성사람이 되어야 한다.
자칫 이러한 분위기가 그분들에게 고성이라는 곳이 제2의 고향이 되기보다는 빨리 떠나고픈 정 붙이지 못할 낯설은 고성으로 전달되지 않았으면 한다.
그리고 고성사람 누구나 이야기하는 고성 자랑 중 사무관 이상이 얼마이고, 장관출신이 몇몇이라는 행정 중심의 인재의 관, 도시 지향적 사고로 지역에서 방치되는 우리의 아들 딸 그리고 우리들 자신의 열등의식이다.
나는 이번 추석에도 고향을 지키며 묵묵히 땅을 일구는 분들의 땀과 마음을 보았다.
그분들은 늘 소탈하게 웃으시며 지나간 추석이나 다가오는 설 명절 때가 되면 마을에 남아 있는 친구, 집안등 기타의 이유 등으로 그 잘난 높으신 분들의 집안 묘소를 벌초한다.
그리고 혹 그분들께서 고향이라도 방문하실 양이면 누구보다도 먼저 나서 친구를 모은다. 지갑을 열어 소주 한 잔하는 자리를 만드는 분들이다.
어디 그 뿐인가? 마을의 대소사는 다 챙기며 늦은 밤이든 낮이든 어김없이 동네의 크고 작은 심부름은 다한다.
그런데 우리는 이러한 분들을 결정적일 때는 꼭 무시한다. 이유는 ○○이 없다, ○○ 배웠다 등등의 이유를 갖다 붙인다.
그리고 어디 도시에서 누가 오면 그분들이 다해 주는 것으로 떠받든다.
이제 좀 깨고 살자. 고성을 빛낸 많은 분들이 있었다.
그분들의 노력과 염려 덕택에 여기까지 고성이 왔다고 하자.
그러나 그들이 있기까지 고향을 지킨 분들을 이제 우리 스스로가 대우하고 대접하자.
그리고 당당히 이야기하자. 오늘도 마을을 청소하고 웃어주는 저들도 위대한 고성인이며 인재라고 서로를 격려하며 살아가자.
그리하여 우리의 아들 딸 들이 고향 고성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자랑스럽게 느껴지게 하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존경하게 하는 고향 문화를 만들어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