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우리는 빅벤과 국회의사당을 보러 갔다. 정말 낮에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템즈 강변에 자리한 국회의사당 끝에 붙은 커다란 시계탑을 빅벤이라고 하는데 big과 시계탑을 설계공사한 벤자민의 ben을 따서 ‘Big Ben’ 이라고 한단다. 높이는 100m에 달하며 지금까지 한번도 멈춘 적이 없다. 국회의사당 맞은편 멀리에는 런던아이가 보인다. 런던아이는 지름 134m의 관람차라고 보면 된다.
영국에서의 세 번째 날, 오늘은 대영박물관 가이드투어가 있는 날이다. 영국의 힘이 막강하던 시절 세계 각지에서 전리품으로 끌어다 모은 것들이 대부분이라서 영국의 고대유물이라기보다는 다른 나라의 고대유물을 중심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따지고 보면 영국 박물관이 아닌 셈이다. 지금도 여러 나라와 유물반환 때문에 갈등이 있다고 한다. 남의 나라에서 잘도 가져와 보라는 듯이 전시하고 있다는게 뻔뻔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힘이 지배하던 전쟁의 역사를 생각하면 안타까운 생각도 든다.
이집트 조각관에서는 로제타스톤도 보고 고대근동관, 그리스관, 이집트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국관으로 갔다. 한국관, 초라하고 조그만 한국관을 보고는 자존심이 상하는 느낌이다.
설명에 의하면 원래는 이것조차 없었는데 한국국제교류제단에서 25억원을 들여 한국전시실을 개관했다고 한다. 한국관을 보는 외국인들이 한국을 약소국이라 생각하지는 않을까. 일본, 중국에 비해 너무 작기 때문이다. 차라리 없는 것 만 못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영박물관을 뒤로하고 헤롯백화점으로 갔다. 영국 왕실과 귀족을 위한 최고의 백화점인 헤롯백화점. 보기만 해도 고급스럽고 듣기만해도 고급스럽다. 무슨 백화점이 박물관같이 생겼을까? 점심을 먹고 자연사박물관으로 향했다.
자연사박물관에 들어가자마자 거대한 공룡전시품이 우리의 눈길을 사로 잡았다.
이곳에는 공룡화석부터 곤충, 어류, 조류, 포유류 등 온갖 생물들의 표본들이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볼거리가 많아 마음에 들었다.
▲ 7월 27일 저녁을 먹고 8시에 ‘Her Majesty Theater’로 가서 뮤지컬을 봤다. ‘The phantom of the opera’, 그 유명한 ‘오페라의 유령‘이다.
아직도 그 생각을 하면 그때의 감동이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화려한 무대와 조명, 훌륭한 연기자들이 한 몸이 되어 연기하는데 보는 내내 온몸에서 소름이 돋았고 1초라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었다.
마지막에 연기자들이 나와서 인사를 하는데 관객들은 무려 5분이 넘게 기립박수를 보냈고 나도 모르게 저절로 박수를 치게 되었다. 난생 처음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뮤지컬의 감동을 맛보았던 순간이었다. 런던 3일 여행 중 대영박물관, 내셔널갤러리, 도시의 야경 및 이국적인 풍경들을 보았지만 오늘 보았던 뮤지컬이 가장 인상에 남는 경험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