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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샘은 도자기 천사예요~"

대흥초등학교 정득권 선생님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9월 14일
ⓒ 고성신문











키는 작지만 마음은 큰 우리 선생님
“우리 선생님은 키는 좀 작으시지만 우리 눈높이에 맞춰 수업하셔서 참 좋아요.”6학년 구영두가 자신 있게 말
다. 이현주는 “자상하시고, 혼을 내도 때리지는 않으세요”라며 수줍게 웃었고, 진민구와 박철효, 최은지는 “잘 가르쳐주시고 도자기도 멋지게 만드는 선생님”이라고 말했다. 이런 제비들에게 모이를 주는 정득권 선생님은 교대에 다니며 초등미술교육을 전공하던 시절 운좋게 도예를 전공하신 교수님을 만나 그 학교에서 도예공부를 한 첫 번째 학생이었다. 대학원까지 마치고 94년 첫 발령을 받아 지금까지 13년을 ‘선생노릇’을 하고 있지만, 정말 운이 좋은 사나이라 그런지 이제껏 싫은 소리 한 번 들은 적이 없단다.
“제가 복이 있는 건지, 아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생기는 안전사고들 때문에 마음을 졸이면 부모님들께서 이렇게 말씀하세요. 우리 애가 다쳐서 선생님 속이 얼마나 상하셨어요. 그러니 제가 생각해도 저는 억세게 운이 좋아요.”


흙을 만지며 마음을 녹이는 아이들
작년 대흥초등학교에 부임한 정 선생님은 도예학습장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흙을 만지며 놀게 했다. 그게 입소문을 타고 고성군 전체에 전해져 올 여름방학 때는 선생님들을 대상으로 연수도 세 번 했다.
“아이들이 흙의 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어야 해요. 흙을 만지고 놀다보면 아이들의 마음이 변하죠. 인성교육이에요. 쉽게 말해 만병통치약이에요, 도예는.”
도예만이 아니다. 정 선생님은 13년차 선생님인 요즘에는 매를 들지 않는다. 노하우가 생기다 보니 이젠 아이와 눈을 마주치고 얘길 하게 된단다. 그러면 아이는 반성을 하고 눈물을 흘린다.
수업 종료 종이 친다. 1학기 전 회장님의 차렷 열중쉬어 차렷 경례 씩씩한 구령과 함께 아이들이 인사한다. 아이들이 고개를 들자 이번에는 선생님이 고개를 숙이며 “안녕히 가십시오”라는 배꼽인사를 한다.
“인사는 서로 나누는 거예요. 마음과 정을 나누기 위해 인사하는 거잖아요.”


선생이 아닌 스승으로 기억될 정득권
아이들 수가 워낙 적다보니 정말 가족 같은 분위기다. 그리고 선생님의 입장에선 아이들을 위한 1대 1교육이 가능하고, 아이에 대해 속속들이 알 수 있으니 대흥초등학교에 있는 것이 아이들에게나 선생님에게나 크나 큰 축복이다. 너무 가족적이다 보니 경쟁의식이 약하기도 하단다.
이런 경험이 있었단다. 초창기에 가르친 제자가 교대엘 진학했는데 같은 학교였단다. 그러니 당연히 교수님도 같았다. 이 학생이 수업시간에 초등학교 적의 체험 발표를 하는데 바로 정 선생을 가르치던 그 교수님 앞에서 정득권이라는 이름을 말하며 미술의 ㅁ자도 모르던 시절에 정 선생님께 참 많은 영향을 받았노라 말했단다. 교수님이 기뻐서 전화를 하셨는데 정 선생님도 그게 지금까지도 가장 보람 있던 순간으로 기억하고 있다.


“도예교육선구자로 아이들 앞에 서겠습니다”
“우리나라 사람 핏속에는 도예, 이 만들기에 대한 욕망이 있나 봐요. 그걸 깨우쳐서 초등학생들부터 도자기에 대해 잘 알고 잘 만들고 잘 보는 안목을 길러주고 싶어요.”
도예를 통한 인성교육을 실천하며 조금 더 자연에 가까운 아이들로 길러내려는 정 선생님. 그는 지금 이런 찬란한 도자문화에 대해 좀 더 쉽고 편하게 알고, 계승, 발전 수 있도록 도예자료나 연수자료, 책자들을 연구하고 있다.
정 선생님에게 마지막 말을 부탁했다.
“제일 중요한 건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거죠. 자연의 순수함과 진리를 알았으면 좋겠어요. 그게 대흥초등학교의 제일 큰 장점이잖아요. 언제나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것. 자연이 주는 것이야말로 진리예요. 아이들이 그걸 알았으면 좋겠어요.”
대흥초등학교 중앙현관을 들어서면 교무실 앞으로 은은한 청색을 흘린 채 배를 내밀고 있는 도자기들을 만나게 된다. 정 선생님은 그 작품들을 마치 갓난 아이 다루듯 조심스럽게 안는다. 웃으면서 하는 말이 “항상 식구들한테 미안해요. 이런 거 한다고 밖으로만 다니고...아내한테 참 미안하죠.” 도자기를 보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 마치 사랑하는 아내를 앞에 둔 듯 했다.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9월 1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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