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리면 부포고개를 관통하는 국도33호선에 ‘야생동물이동통로’를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곳은 도로가 뚫린 이후 야생동물이 이동하다 차량에 짓밟히거나 부딪혀 희생당하는 ‘로드킬’이 끊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왕복 4차선으로 개통된 이 도로는 공사가 한창이던 2003년 고성포럼과 지역 주민들은 “부포고개에 복개형 박스터널을 설치, 야생동물의 이동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기술적인 문제로 이 같은 계획은 무산됐다.
현재 부포고개는 평균 50m이상의 깊이로 산이 양쪽으로 절개돼 있어 동물의 남북이동이 불가능한데다 도로의 중앙분리대와 가드레일 등 장애물로 인해 동물이동이 완전히 차단돼 있다.
때문에 짝짓기나 먹이를 찾아 도로를 횡단하는 야생동물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으며, 사체가 도로에 그대로 방치돼 운전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사고 다발지역인 이곳은 올 2월 보호종으로 등록된 뱀, 너구리, 족제비 등의 서식지로서 이대로 둘 경우 심각한 피해가 예고되고 있다.
운전자 최모씨는 “최근 밤늦게 부포고개를 지나던 중 갑자기 뛰어든 야생 족제비를 본 순간 급정거하다 사고를 당할 뻔 했다”며 “다행히 사고는 면했지만 자칫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단절된 생태계를 복원하기 위한 생태도로는 물론 동물들이 이 도로를 적극 이용하도록 유도펜스를 설치해 야생동물의 피해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진주국도유지건설사무소 관계자는 “부포고개에 생태도로를 개설할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며 “건설교통부에서 이번에 합천에 야생동물이동통로 2개소를 설치키로 하는 등 매년 전 지역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