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 년 동안 교직생활을 하며 아이들과 어울려 지내다 보니 그 영혼까지 맑아졌는지, 막 태어나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한 아기와 같은 눈으로 자연을 바라보며 쓴 아름다운 수필집이 김화홍 (원내사진, 본지논설위원)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작가는 책에서 모두의 인생에 대한 예찬, 인생은 수필이다.“난 그저 펜을 빌려줬을 뿐이라우. 생채기로 돌아앉아 있던 인생이 먼저 말을 걸어오더라구! 밤이 깊은 시간이면 살며시 엄마 손을 끌어다가 풀꽃반지 양손에 끼워드리고, 등잔불 옆에 앉아 뜨개질하던 누나의 손을 잡아 열 손가락 마디마디 꽃반지를 끼워주던 그리움의 고향, 지금도 모정의 품에 안긴 듯 사랑의 강물이 아쉽도록 내 가슴에 젖어 흐른다. - 풀꽃반지 중
농장에 올라 지게에 바지게를 걸쳐 업고 풀을 나르는데, 아뿔싸! 그만 언덕을 내려가는 순간 지게는 진눈깨비가 북풍에 날아가듯 산산조각이 나버렸고, 땀에 흠뻑 젖었던 지게 뒤창만이 나의 등을 부여잡고 있을 따름이다. 말하자면 지게의 삶이 영혼으로 사라져 간 거나 다름없었다.
- 지게의 애화 중에서.는 어릴 적 소소한 기억들을 끄집어 내, 독자들에게 아련한 향수를 불러 일으킨다. 글을 쓰는 사람은 문장 하나하나에 생각과 마음을 담는다.
이 풀꽃반지를 보면 작가의 맑은 마음뿐 아니라 누구나 가진 고향의 향수에 듬뿍 젖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