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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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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살이풀, 계정초, 도미, 마구, 문동, 문동불사초, 불사초, 애구, 양구, 오구, 우구, 인릉, 동사이 등 많은 이름으로 불리는 맥문동은 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와 일본, 타이완 등에 자생한다. 추위에 강하고 그늘진 곳을 좋아해 우리나라에서는 공원의 빈 곳과 도시의 가로수 아래, 마당 한 켠, 화분에 심어 거실 한쪽에까지 가리지 않고 자라고 있다. 맥문동을 조경용으로 처음 사용한 사람은 삼성 이병철 회장으로 알려져 있다. 맥문동은 뿌리가 보리 뿌리와 같으면서 수염뿌리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부추 잎과 같고 겨울에도 파랗게 살아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가늘고 긴 수염뿌리 한 부분이 땅콩처럼 굵어진 덩이뿌리를 대엽맥문동이라고 하며 약재로 쓴다. 여러 가지 용도로 쓰이지만 특히 기침·가래를 멎게 하고 폐장의 기능을 돕고 기력을 돋구는 데 많이 쓰인다.
꽃은 이르게는 7월 말부터, 늦게는 9월 초까지 연한 보랏빛이나 진한 자줏빛으로 피며 10월에서 11월 사이에 익는 동그란 열매는 처음에는 검푸르게 윤을 내다가 일찍 껍질이 벗겨지면서 자줏빛이 도는 까만 씨앗으로 쪼글쪼글 마른다. 처음에는 정원의 한쪽을 장식하던 이 맥문동이 지금은 수원 노송공원, 광주 맥문동숲길, 경주 황성공원, 울산 대왕암공원, 장항 송림자연휴양림 등에 대규모로 심겨 있으며, 장항에서는 8월 끝자락에 맥문동 꽃축제를 열고 있다. 오명철, 이문걸, 권혁준 시인이 시로 노래하고, 진시황이 불로초로 여겨 애타게 찾던 이 맥문동이 동동숲에 무리 지어 살게 된 것은 꽤 오래되었다. 처음에는 길을 만들면서 이곳저곳에 흩어져 있던 것을 길섶에 한두 포기 꽂아 두었는데 본격적으로 산책로를 만들면서 동동숲의 대표 식물이 되었다. 동백과 맥문동, 겨울나무와 겨울풀이 동동숲의 상징이 될 것이다.
맥문동을 작심하고 맨 먼저 심은 길은 평론가 나무 길인 메타세쿼이아길이다. 지금 제일 무성하게 자라고 꽃피우는 길이다. 씨앗을 뿌려 키운 것이니 10년이 된 것 같다. 그다음 길이 자정향실에서 글샘을 지나 편백숲까지, 편백숲에서 나무 위 도서관 지나서 박행신 선생 나무까지 가는 구슬하늘길이다. 그리고 편백숲에서 꼭대기 김미라 선생 나무까지 가는 진달래길이다. 편백숲에서 박행신 선생 나무까지 반대편에는 수국밭이고, 자정향실에서 김미라 선생 나무 반대편에는 동백나무가 심겨 있다. 그리고 들머리샘에서 자정향실까지 자동차 다니는 길에도 맥문동이 심겨 있고, 개울둘레길에도 심겨 있다. 모두 씨앗을 심어 싹틔운 것이다. 예원 선생이 민락동 아파트 단지와 도롯가에서 받은 씨앗과 세 사람이 진주교육대학교 교정에서 받은 씨앗이다. 필자가 괭이로 고랑을 만들면 예원 선생이 씨앗을 넣고, 감로 선생이 호미로 흙을 덮는 작업을 했다.
마지막으로 만든 길이 진달래길이다. 구슬하늘길 들머리를 지나 세바위, 누운바위를 지나고, 편백숲 들머리 김자연 선생 나무까지 가는 길이다. 이 길에 심은 맥문동은 예원 선생의 고향인 청도군 이서면 세월리, 예원 선생의 옛 사과 과수원에서 세 차례에 걸쳐서 캐 온 것을 숲 도우미 세 분 선생이 잎과 뿌리를 다듬어 호미로 땅을 파서 두 해에 걸쳐 심은 것이다. 첫해는 잎 자르기를 못해 고라니에게 엄청나게 빼앗겨 보식했다. 그 청도 맥문동은 문학관 빈터와 자정향실 후박나무 밑에도 심겨 있다. 내년에는 구슬하늘수국원 아래 이동렬, 노원호 선생 나무 뒤 300여 평을 군락지로 만들 계획이다. 이 길을 모두 이으면 5㎞는 족히 될 것이다.
맥문동 꽃말은 겸손, 인내, 기쁨의 연속이다. 가을부터 봄까지 나뭇잎이 다 떨어진 산책로를 파란 보리밭이랑 사이를 걷듯 걸으며 인내를 배우고, 8월 한 달, 무더위 속에서도 오순도순 정답게 피는 수수한 보랏빛 꽃에서 겸손을 생각하게 할 것이다. 사철, 동백나무와 때죽나무 사잇길을 이어주는 푸르고 푸른 길로 숲을 걷는 기쁨, 아동문학의 향기를 느끼는 기쁨을 줄 것이다. 꽃을 피우고 열매를 떨어뜨려 천년만년 변하지 않는 푸른 길을 만들어 줄 것이다. 맥문동길은 동동숲의 펄펄 살아있는 동맥이다.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