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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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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이종섶(시인)
한날한시에 같이 가자던 약속대로 함께 떠난 매미 부부 애타게 울기만 하던 지상의 허물을 나란히 벗어두고 갔으니 하늘에선 환하게 웃는 날만 보겠네
부부의 이름은 듬직하다
부부는 부모의 곁을 떠나 오직 사랑 하나만으로 서로의 길을 내어준 사람들이다. 성격 탓이니, 갈등이니 사람 관계에서 벌어지는 온갖 일들을 스스로 감내하면서 때로는 원수보다 못한 길에 서 있기도 하고 인생의 길에서는 든든한 반쪽이기도 하다. 어쩜 부모보다 더 가까운 사이인지 모른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영원한 내 편이기도 하다. 부부가 나이가 들어 혼자 두고 갈 상대를 생각하면 자식들에게 짐이 될까? 노심초사한다. 그래서 한날한시에 가자고 노인들은 노래처럼 부르지만 그런 일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애틋하다는 말이다. 이종섶 시인 <부부> “한날한시에 같이 가자던 약속대로/함께 떠난 매미 부부/ 애타게 울기만 하던 지상의 허물을/ 나란히 벗어두고 갔으니”/ 죽음이란 참 엄숙하고 사람을 차분하게 만든다. 노년의 부부는 하루하루 정리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버거운 하루를 내놓기도 한다. 매미처럼 한날한시가 아니라도 살아있는 동안 후회 없이 사랑하는 일로 채워둔다면 내일 일은 내일로 미루는 것이다. 본인들도 다 감내하기 힘든 것이 세상일이기 때문이다. 한날한시가 아니더라도 오래 아프지 말고, 자는 듯한 편안한 모습으로 마지막 일기 한 장 정도 남기고 간다면 행복했던 세상살이가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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