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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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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이 오는 동안
/김륭(시인)
밥, 입으로 먹 게 아니라 머리에 이고 다니는 슬픔의 다른 이름이라는 듯 어떤 장르에서는 가만히 기다리기만 하면 모든 게 가능하다.
밥이 우리에게 오기까지는
매일 먹는 밥이지만, 밥은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한솥밥으로 식구가 되는 밥의 이치도 있고 대부분의 사람은 밥줄 때문에 직장을 다니며 밥으로 사랑을 느끼는 사연이 많다. 어머니가 해주시는 따뜻한 밥은 우리는 평생 잊지 못한다. 고향과 연결되기도 하고 어머니의 품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김륭 시인의 <밥이 오는 동안>에서 “밥, 입으로 먹는 게 아니라 머리에 이고 다니는/ 슬픔의 다른 이름이라는 듯”/ 밥이란 말속에는 여러 가지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밥은 살아가는 원동력이기도 하다. 오랜만에 만난 지인에게도 가장 정감이 묻어나는 말 “시간 내어 밥 한번 먹자”라는 말을 한다. 그 말속에는 그간의 안부와 널 사랑한다는 함축적인 말이 오가는 것이다. 밥이 우리 입속에 오기까지는 여러 통로를 거치듯이 디카시 영상에 보이는 밥을 이고 배달하는 사람의 모습에서 따뜻함이 전해온다. 밥을 이고 오는 저 무거운 소리는 우리의 배를 채우는 가장 엄숙한 수행 같다. 시장은 살기 위한 터전이고 마당처럼 펼쳐진 우리의 삶이 보인다. 밥이 보약이라는 말이 있듯 밥심으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말이다. 밥, 밥, 아무리 들어도 싫지 않은 정겨운 말인 것 같다. 밥물이 넘치고 김이 올라오는 소리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 밥을 우리는 매일 먹을 수 있는 행복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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