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모를 산새들의 지저귐이 아침을 여는 시간이다.
저멀리 어느 산숲에서 처량하게 울부짖는 소쩍새며 뜸북새는 누구를 애타게 戀慕하기에 저리도 처절하게 울며 새는지?
이 산에서 저 산으로 날아서 우는 휘파람새는 “사랑하는 사람이 죽어서 꽃이 되면 나는 죽어서 새가 된다”는 연꽃이 필 무렵이면 더 처연히 운다고 한다.
구름처럼 몽실몽실 한꺼번에 피어오르는 한 송이 한 송이가 마치 흰눈같이 맑고 깨끗한 백연화인 수련이 달빛 속에 모습을 들어낼 때면 경이롭다 못해 환상의 극치이다.
자연은 욕심을 가진 者를 용납하지 않듯이 일상 속에서 왠지 공허함으로 외로워질 때 자연의 품으로 돌아와 안겨보면 자신의 내면을 깊이 들여다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런 감동에 가슴 설레지 않고 발길을 멈추지 못하면 매일의 생활이 삭막하지 않을까?
다산 정약용 선생님은 당대의 선비들과 ‘竹蘭詩師’라는 모임을 가져 계절에 따라 정적인 풍류를 즐겼다고 한다.
동이 트기 전에 모여 연꽃이 피어오르는 그 모습과 향기에 취해 담소를 나누며 詩를 지어 읊으며 모임을 가졌다고 하니 성현들의 고상한 여가 文化가 부럽기도 하다.
살며시 연못가에 앉아 꽃잎에 손을 얹어 본다. 은은한 향기에 감히 다가가기가 부끄럽다.
하루에도 몇 번씩 피었다 오므렸다 하는 꽃잎은 말이 필요치 않을 만큼 아름답다.
새벽길을 걸어 수련꽃이 피어오른 연못에 서서 지나온 내 삶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로움을 준 부모님과 형제 이웃에게 감사를 드린다.
/이선자 주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