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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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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류산 정상의 석정(石井)을 지금이라도 정비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거류면 주민 김경철 씨는 “어린 시절 조부님이 거류산에 제사를 지내러 올라간다고, 약수를 떠놓고 제를 지내는데 노인 한 분과 처녀 한 분이 같이 올라가야 한다고 했다”라면서 “당시에는 우물에 물이 솟아났는데 낙향한 후 거류산을 오르다가 석정을 찾아보니 물은 말랐고, 주변 정비도 안 돼 있을뿐더러 구덩이 안에는 등산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엉망진창이었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석정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사료를 찾아봤으나 고성군내에서는 기록을 찾기가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수소문 끝에 서울대 규장각에 보관된 영남읍지에서 ‘상봉(上峰)에 석정(石井)이 있다’는 기록을 확인했다.
영남읍지 고성부 고적조에는 ‘거류산 상봉에 석정이 있으니 물이 깊고 차며, 민간에서는 선인정이라 했고, 우물터는 선인이 종을 치던 곳이며 우물 곁의 돌을 때리면 오음률이다. 칠월 칠석이 되면 노인과 처녀가 물을 떠놓고 고장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기우제를 올렸으며, 산 정상 아래로 석축을 쌓아 길을 만들어 성곽과 정상을 오르내리며 사방을 관망하고 식수로 사용했다’라고 기록돼있다. 김경철 씨는 “복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3~4년 전 군에 요청했는데 주변을 조금 손보기는 했지만 이후 몇 년째 또다시 방치돼 있다”라면서 “군청에 요청해 공무원들과 함께 현장에 올라가 둘러보고 표지판을 세워달라고 요청했으나 안 된다고 했다. 사비로라도 안내판을 세워 쓰레기를 버리지 않도록 유도하고 역사적 가치를 알리고자 했으나 개인이 설치하는 것 또한 불가능하다고 해 답답하다”라고 토로했다. 석정은 거류산 정상부의 송전탑과 산불관리초소 사이에 위치하고 있다. 주변에는 방향 안내표지판은 설치돼있으나 석정에 대한 안내판은 설치되지 않았다. 또한 고성군청이나 고성문화원 등에서도 거류산 석정은 별도의 정보를 확인할 수 없어 고령의 주민들 외에는 석정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김경철 씨를 비롯한 주민들에 따르면 거류산 석정에 제를 올려 마을의 평안을 기원했다고 하나, 이에 대한 기록도 남아있지 않은 형편이다.
군 관계자는 “거류산 석정은 현재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은 데다 관련 기관에 지정신청 당시 현장조사도 진행했는데 위원들이 문화재적 가치는 크지 않다고 판단했다”라면서 “현재까지는 특별히 관리나 정비, 복원 계획은 없다”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석정이 거류산성과 인접해있어 현상변경이나 영향검토 등을 받게 돼있는데 이 경우 땅의 소유자가 국가나 군이 된다”라면서 “개인이 사비를 투입해 시설물을 설치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라고 덧붙였다. 주민들은 “거류산은 계절마다 다른 풍광이 뛰어나고 한반도 모양의 당동만을 조망할 수 있어 등산객들이 사철 끊이지 않고 있다”라면서 “거류산성과 마애불 등 역사적 가치를 가진 유적들도 많이 있어 이와 연결해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고성의 역사적 정체성과 문화적 가치를 위해 석정을 더 알리고 관리해야 한다”라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