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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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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보기 힘든 적갈색따오기가 고성에서 발견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새를 주로 촬영하는 김성세 사진작가는 지난 8일 오후 2시경 고성군내 한 논에서 적갈색따오기를 발견해 촬영했다. 김 작가는 “예초작업 중 논에 처음 보는 이상한 새가 있어 예초기를 내려놓고 한참 지켜보다가 망원경을 가져와 관찰해 보니 특이한 새여서 카메라를 가져와 촬영했다”라면서 “20여 년간 새 사진을 찍고 있는데 처음 보는 새였다. 확인해 보니 국내에서는 희귀한 종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아침에도 혹시나 있을까 싶어 논에 가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농번기여서 트랙터, 예초기 작업 등이 진행돼 이동한 것 같았다”라면서 “이날 오후 3시 30분쯤 다시 논에 나가보니 새가 다시 나타났지만 이후로는 보이지 않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성세 작가가 촬영한 새는 적갈색따오기로, 황새목 저어샛과에 속하는 종이다. 눈과 부리 주변에 흰줄이 마치 경계선처럼 이어져 있고, 머리부터 몸 전체는 적갈색에 날개와 꼬리는 검은색으로, 날개는 햇빛을 받으면 청색이 도는 특이한 색을 갖고 있다. 몸길이는 55~63㎝로, 주로 인도를 비롯한 동남아시아, 남아시아, 유럽 동남부, 아프리카, 호주, 북아메리카, 중앙아메리카 등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 서식하고 있다. 김 작가가 적갈색따오기를 촬영할 당시 이 새는 백로와 어울리기도 하고, 논 주변을 낮게 비행하기도 했다.
적갈색따오기의 발견이 화제가 되면서 ‘국내 미기록종’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실제로는 국내에서도 앞서 몇 차례 발견된 바 있다.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에 따르면 2018년 4월 제주도 한경면, 2021년 5월에는 울산광역시 울주군 회야강 인근 논에서 발견된 적이 있다. 이번 발견은 적갈색따오기의 국내 공식기록이 된다. 국가철새연구센터 최유성 연구사는 “적갈색따오기는 철새로, 고성에서 발견된 개체는 이동 중 길을 잃어 무리와 떨어져 일시적으로 발견된 미조(迷鳥)로 보는 것이 맞다”라면서 “어떤 상황에서 고성에서 발견된 것인지 예측할 수는 없으나 철새들이 이동하는 과정에서 기상악화나 길을 잘못 들어 엉뚱한 장소에서 발견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사는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열대, 아열대 종들의 분포권이 점차 북상하면서 우리나라까지 확산되는 상황일 수도 있으나 현재까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지금까지 사례로 볼 때 결국은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고 장기간 머물 가능성은 적으며 국내 월동사례는 아직 없다”라면서 “새가 탈진해서 당장 구조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라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도록 그대로 두는 것이 좋다”라고 말했다. 고성에서 처음 적갈색따오기를 발견해 촬영한 김성세 작가는 “8일과 9일 같은 논에서 새를 봤지만 이후에는 하루에 몇 번씩 찾아봐도 보이지 않는다”라면서 “새를 처음 발견한 곳의 구체적 위치를 밝히지 않았는데도 전국에서 문의가 이어지고 있고, 서울과 부산 등 멀리서 찾아오는 사람들까지 있다. 새와 생태환경 보호를 위해 가능한 방문을 자제해달라”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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