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 448

하을태(디카시마니아)

우리는 떨어진 동백꽃에서도 봉긋한 입술처럼 내밀고 있는 모습에 반해버린다.
하지만 모든 꽃의 죽음은 아름답기보다는 슬프다.
하을태 시인 <동백꽃사랑> “한 송이 옮길 때마다/ 간절한 마음이여”//
떨어진 동백꽃을 보고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사랑을 꿈꾸고 있다.
세상에는 영원불변의 법칙이 있다. 하지만 생명이 있는 것은 끝이 존재하는 것처럼 다 함이 있는 것이다.
한 송이 한 송이 옮길 때마다 간절한 사랑을 애원하듯 못다한 사랑도 생각나고 흐뭇한 사랑도 났을 것이다.
사랑이란 바람처럼 옮겨가기도 하고, 틈새 들어와 사람의 마음을 흔들기도 한다.
다할 것 같은 지극한 사랑도 퇴색되고 바람에 날려가기도 하는 것이 사랑인데 영상에 보이는 동백 하트 사랑은 떠나간 사랑을 애써 붙잡는 형상이다.
인연과 사랑은 우연히 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간절한 마음과 정성이 깃든 시간이 함께 했을 때 온전한 사랑을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동백꽃은 죽어서도 사랑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가 보다.
늘 그 자리 호흡에서 나오는 들숨으로 붙잡는 사랑.
나와 당신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사랑이지 않을까.
사랑의 순수 색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색상이지만 우리 가슴 속 사랑하고자 하는 의지는 당연히 붉은 색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