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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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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애
/김왕노(시인, 디카시마니아)
연탄재 함부로 걷어차지 마라 너도 누군가에게 뜨거운 적 있나 했지만 뜨거워지려해도 불붙지 않던 생
뜨거워졌다 식어 버려지는 것마저 새파랗게 이는 불길 같은 꿈이었다.
세상일 마음대로 되지 않는 법을 배운다
아무리 사랑하고 싶어도 인연이 닿지 않으면 혼자서 애태우다 식어버리는 것이 사랑이지 않던가. 어느 시인의 시에서 “너는 누군가에게 뜨거운 적 있나”라고 물어왔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장인 것 같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뜨거운 사람들이 되고 싶은 것이다. 김왕노 시인 〈비애〉 “뜨거워졌다 식어 버려지는 것마저/새파랗게 이는 불길 같은 꿈이었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이 가진 사랑이다. 사랑은 너무 많이 줘도 부담이 되고 너무 작게 전달되면 금세 마음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 사람 관계이다. 분명, 사랑에도 온도 차이가 있다. 연탄처럼 옮겨 붙는 시간이 필요하듯이 섣부른 상태도 불이 꺼져버리고 너무 타 오른 열기에도 금방 꺼져버린다. 그렇다고 외면하거나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새파랗게 이는 불길을 꿈꾸기 위해서는 다시 시도해야 하는 일이 일상이고 사랑의 시작이라 생각한다. 온도를 맞추는 일처럼 지나간 경험을 살려서 밤새 식지 않은 22 구공탄이 활활 타는 꿈을 꾼다면 아랫목이 뜨끈뜨끈해지는 사랑의 방으로 들어갈 것이다. 누군가에게 뜨거운 사랑을 할 수 있는 비애 같은 사랑도 열애 같은 사랑도 우리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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