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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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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의 한숨
/이승호(디카시마니아)
비바람에 떨어진 꽃잎 흘러가는 물결에 마음을 묻는다 잡을 수 없는 애틋함 봄날의 한숨처럼
올봄은 심술궂다
4월 중순에서 애잔한 봄을 본다. 피운 것 같은, 진 것 같은 꽃을 바라보다 한숨이 먼저 나온다. 아직 아무것도 숙제하지 못한 아이처럼 온몸이 가렵다. 아쉬운 날씨가 자꾸 재촉한다. 이승호 시인은 봄날 한숨으로 푹푹 아린 가슴을 달랜다. “잡을 수 없는 애틋함/ 봄날의 한숨처럼// 비바람에 떨어진 꽃잎을 바라보며 봄은 이렇게 슬프게 지나간다. 바람을 타고 비를 맞고 얼마나 기다린 봄인가! 꽃이 폈다 싶으면 순간 흔적만 남기고 사라지는 봄이다. 시간은 멈추지 않고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한다. 세월에 지고 나이에 부딪히고 병에 지고 마는 사람들처럼 견디는 일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버렸다. 봄인 듯한 청춘이 벌써 귀밑 흰머리가 보이는 희끗거리는 시간을 우리는 어쩔 수 없는 안타까운 실정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기다리지 말자 무조건 하고 싶을 때 “때를 놓치지 말자” 그때그때 오늘이 마지막처럼 살면 어떨까. 잡을 수 없는 애틋함에 울지 말고 봄날을 날마다 챙기는 것이다. 차라리 내가 목련이 되고 벚꽃이 되고 진달래가 되면서 지금처럼 둥글게 피는 꽃처럼 모두가 봄날인 듯 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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