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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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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군의회 이쌍자 의원은 지난 17일 제301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고성군 내에 남아 있는 일본식 한자어 지명을 우리말 고유 지명으로 복원할 것을 제안했다. 이 의원은 “고성군은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닌 자랑스러운 고장이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많은 지명이 일본식 한자어나 그 변형으로 바뀌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다”라며 “이는 단순히 지명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역사와 정체성을 왜곡하고 지역 문화의 가치를 희석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고성읍 죽계리의 ‘밤내’와 ‘밤내다리’는 우리말 지명이 사라진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오랫동안 주민들에게 정겹게 불려 온 이름이 어느 순간 ‘고성교’라는 획일적인 명칭으로 대체되면서 지역의 역사와 문화, 그리고 주민들의 추억이 잊힐 위기에 놓였다”라며 “‘밤내다리’는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고성 주민들의 삶과 기억이 스며든 소중한 이름”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화촌마을은 예전에는 ‘내원(內院)’이라 불렸다. 임진왜란 이후 마을 뒷산에 함박꽃이 많이 피어, 뒷산을 ‘작약산’이라 부르기도 했다”라며 “계절마다 다양한 꽃이 피어 ‘꽃동네’라는 이름으로도 불렸으나 일제강점기에 동명을 한문화(漢文化)하면서 ‘화촌’으로 개칭됐다”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물론 시대의 흐름에 따라 행정구역이나 지명이 바뀌는 일은 자연스러운 변화일 수 있다”라며 “그러나 고유의 언어와 문화를 간직한 우리말 지명이 사라지는 일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여러 지자체에서도 우리말 지명 복원에 힘쓰고 있다”라며 “고성군 역시 ‘밤내’처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담고 있는 우리말 지명을 발굴하고 복원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는 단지 이름을 되찾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주민의 정체성을 되새기며 우리 문화의 소중함을 다음 세대에 전하는 뜻깊은 발걸음이 될 것”이라며 “지명 복원은 단순한 행정 절차가 아닌,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고성군은 일본식 한자어 지명을 체계적으로 조사하고 이를 순우리말 지명으로 복원하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라며 “이를 위해 학계와 지역 전문가들과 협력해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군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공청회도 열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변경된 지명이 지역사회에 자연스럽게 정착할 수 있도록 홍보와 행정적 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라고 제안했다.
이쌍자 의원은 “지명은 단순히 지역을 구분하는 이름이 아니다. 그 안에는 우리의 역사, 정체성, 그리고 문화가 담겨 있다”라며 “일본식 지명을 정리하고 우리말 지명을 복원하는 일은 단순한 명칭 변경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전하는 소중한 작업”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이제는 더 늦기 전에 이 일을 시작해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역사적 기록과 지역의 기억은 점점 흐려지고 결국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고성군이 앞장서서 일본식 지명을 정리하고 우리말 지명을 복원하는 선도적인 지자체가 되기를 바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와 실천을 요청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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