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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444

불멍 /오신자 (디카시마니아)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04일
ⓒ 고성신문
   불멍 
     /오신자 (디카시마니아)

온통
하늘까지 붉게 물들고
가슴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화사한 봄꽃들도
눈물로 떨고 있어요




화마가 다녀간 날들

산불이 났다는 소리를 듣고 ‘금방 꺼지겠지’라고 생각했다.
며칠째 꺼지지 않는 불을 보고 놀랐고 불 때문에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경악을 했다.
불은 마치 춤을 추듯 이 저곳 다니며 더 힘껏 뽐내는 것 같았다.
오신자 시인 「불멍」“하늘까지 붉게 물들고/가슴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밤을 새우며 텔레비전만 의지하여 지켜보는 내내 마음만 졸였다.
도로가 불타고 집이 불타고 사람들이 대피하는 긴 시간은 상상조차 힘든 봄이었다.
모두가 가슴을 적시며 울었다.
잿더미로 무너지는 한순간 얼마나 놀랐을까.
가족들은 오가지도 못하고 발이 묶인 채 화마 속에 함께 머물고 있었다.
진압도 되지 않는 잔불은 또 얼마나 오래도록 떠나지 않는 고통을 주었던지.
특히, 안동과 산청은 많은 문화재 소실과 사람들 희생이 많았던 곳이다.
봄꽃의 무서움이 파르르 온몸으로 전해져 온다.
산속 여러 식물과 동물들도 이름 없이 사라지며 화난 불길은 쉽게 자연을 놓지 않았다.
마치 인간과 대적이라도 하듯 바락바락 달려드는 화난 얼굴로 모든 것을 삼켜버렸다.
건조한 날씨 탓과 바람도 한몫했다지만 매 순간 인간의 부주의가 이렇게 많은 희생을 몰고 왔다.
이번 화마의 쓰라림에 찢긴 상흔은 또 얼마나 오랜 시간의 치유가 필요한지.
겹겹이 쌓인 무한궤도 같은 인생 무대에서 두 번 다시 일어나지 말아야 하는 일이다.
화마로 화사한 봄꽃은 사라졌지만, 희생당한 사람과 남아있는 재해 지역 사람에게 따뜻한 봉사와 위로, 그분들이 빠른 시간에 재개할 수 있도록 모든 사람이 우리의 일이라 생각하고 한마음이 되어야 하는 디카시 한 편이 눈에 들어왔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4월 0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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