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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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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나무
/김선미(디카시마니아)
한 아이가 웃으며 행복을 주겠다고 합니다 침묵이 깃든 집안에 찾아와 힘내라고 토닥입니다
때로는 이런 날이
긴 겨울 건너와 창문 틈 햇살을 들여다보니 눈에 안 보이던 것들이 와락 쏟아진다. 김선미 시인 <행복 나무> “침묵이 깃든 집안에 찾아와/힘내라고 토닥입니다”// 계절을 잊고 살다가도 꽃눈을 다는 나무, 화분에 핀 영산홍에서 봄소식을 묻는 우리는 잃어버렸던 순간들을 찾느라 분주하다. 침묵이 깃든 집안에 찾아온 봄, 죽은 줄 알았던 행복 나무에 푸른 새순이 한 생명을 끌고 와 힘내라고 토닥이는 격려의 메시지를 받는다. 특별한 경험을 마주하고 있는 시간이다. 우리는 겨우내 묵혀 두었던 묵은 때를 벗겨내느라 마음 역시 분주한 것 같다. 또 한 번, 일 년 계획을 수정하고 부족했던 자신을 돌아보며 채찍에 힘을 기울여 본다. 필자의 집에도 봄이 되면 어김없이 난 화분에서 꽃대가 올라와 한 달 정도 집안에 꽃을 피워놓는다. 집안에 해가 잘 드는 일조량의 도움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이 기분은 마음마저 상쾌하고 흥얼거리는 콧노래에 벌써 몸이 반응한다. 멀리 가지 않아도 봄소식은 내 몸에서 시작되는 것 같기도 하다. 힘내라고 토닥이는 새순의 웃음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지금 우리는 또 바쁜 걸음을 재촉해본다. 어느 순간 선물처럼 주어진 봄의 축제 속에 빠진 이런 날 때문에 눈물이 나고 행복한 순간을 기억할 수 있는 봄을 얼마나 기다렸는지 개나리가 담 너머 고개를 내민다. 노랗게 맺힌 별꽃 같은 웃음을 동네마다 걸어두고 기지개를 켠다. 옷의 색깔부터 달라지는 우리는 이미 봄 마중에 한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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