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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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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살이 막바지인 독수리들이 탈진이나 부상 등으로 구조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특히 고성을 비롯한 남쪽에서 겨울을 보낸 후 초봄 몽골로 돌아가는 독리들이 탈진, 부상을 입을 경우 낙오될 수 있어 군민들의 관심이 필요한 상황이다. 고성읍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 18일 탈진한 독수리를 발견해 구조단체를 통해 구조한 바 있다. A씨는 “고성천변에서 며칠째 독수리가 날개를 펴거나 뭔가 먹지도 않고, 큰 움직임 없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 부상 당한 것인가 싶어 지인을 통해 한국조류협회 고성지부에 연락해 구조를 요청했다”라면서 “지금이 독수리들에게는 몽골까지 수천 ㎞날아갈 힘을 비축해야 할 시기일 텐데 먹을거리도 없고 자칫 탈진하거나 죽음에 이르진 않을까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A씨는 “집주변에 독수리들이 많은데 사고가 발생하면 어디에 연락을 취해야 할지 몰라 당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면서 “독수리가 많은 지역에는 신고할 수 있는 연락처나 방법을 담은 현수막 게첨 등 홍보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이날 구조된 독수리는 탈진으로, 구조 이후 처치를 받고 회복 중이다. 무리를 지어 비행하는 독수리의 특성상 회복 후에는 진주, 산청 주변에 머물고 있는 독수리 무리에 보내 함께 북상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조류협회 고성군지부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는 고성군내에서 부상으로 구조된 독수리는 발견되지 않았다. 다만 탈진한 개체가 한두 마리 정도 구조됐다. 고성군내에서 겨우살이하는 독수리들은 어린 개체가 많아 먹이경쟁에서 밀리거나 체력이 약해 탈진할 위험이 높다.
조류협회 관계자는 “간혹 날아오르면서 전선 등에 걸려 추락하는 개체가 있다”라면서 “부상이나 탈진한 독수리를 발견하면 군청으로 연락하면 우리 협회로 연락이 와 구조출동하게 되며, 구조 후 치료가 필요한 경우 진주 등으로 보내 치료 후 상태에 따라 무리에 합류시키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늦겨울, 초봄에 이르는 기간에는 농약이 묻은 낟알을 먹은 오리의 사체를 독수리가 먹으면서 농약 중독으로 죽는 경우도 종종 발생하고 있다. 현재 고성군내에는 독수리를 치료하거나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이 없어 구조된 독수리는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야 하는 형편이다. 이에 군은 총사업비 52억8천만 원을 투입해 마암면 삼락리 495-2 마동호 주변에 고성 독수리보전센터를 건립한다. 센터는 1만3천432㎡ 규모에 보전센터 1동, 보호시설 1식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실시설계 중인 독수리보전센터에는 독수리 치료실과 회복실, 체험실, 전시실 등, 실외에는 독수리 보호시설과 교육장, 먹이냉동고 등이 설치될 예정이다. 센터가 2027년 완공해 본격 운영되면 임시처치, 보호 중인 독수리의 링거 등은 센터 내에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보전센터는 독수리와 관련한 학술연구 거점이자 동물복지, 생태환경의 중요성을 알리는 교육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조류협회 관계자는 “탈진이나 부상 당한 독수리를 목격한 군민은 고성군청 관광진흥과 생태 담당에 연락하시면 구조팀이 즉각 출동해 구조하겠다”라며 “독수리들이 북상을 시작하는 시점이라 낙오되는 개체가 없도록 군민들이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라고 당부했다. /최민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