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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익천 동화작가의 ‘아동문학도시 고성’ 동동숲 아동문학 산책-87

동동숲 숲가꾸기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3월 21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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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추위가 너무 맵고 길어 봄이 없을 것 같았는데 3월은 3월이다. 수선화 있던 자리에 수선화 새싹이 올라오고, 상사화 있던 자리에 상사화 새싹 돋는다. 생강나무 꽃망울이 벙글고 매실나무 꽃망울이 터진다. 이르면 지난 해 시작할려던 본격적인 ‘동동숲 숲가꾸기’가 3월에 시작되었다. 3월17일부터 기계톱 다섯 대가 숲을 찌렁찌렁 울리고 있다. 고성군의 지원으로 동동숲이 새롭게 다듬어지고 있다. ‘산불예방 숲가꾸기 사업’이지만 동동숲에서는 특별한 의미의 간벌 사업이다.

시작은 진달래 군락지다. 동동숲 어깨 부분에는 2미터 크기의 진달래가 수 백 평에 걸쳐 자라고 있다. 그러나 소나무가 울창해지면서 그늘에 가려진 키 큰 진달래는 위쪽에서부터 세력이 약해지면서 꽃은 커녕 잔가지가 무너지고 있었다. 도시 가까이에 이런 훌륭한 진달래 군락지가 있다는 것은 참 보배로운 일이다. 2023년에 진달래 따라 산책로를 만들고, 2024년에 길따라 단풍나무를 심고 청도에서 캐온 맥문동을 심었다. 

수년 전에 털머위 심을 때 그랬듯 심술은 고라니가 제일 먼저 부렸다. 길게 자란 맥문동 잎을 고라니가 뜯어먹으면서 반은 뽑아버린 것이다. 여름이 올 때까지 계속 심고 또 심었다. 그래서 올해는 심기 전에 아예 잎을 싹뚝싹뚝 자르고 심었다. 길을 내고 단장은 했지만 울창하게 자란 소나무는 어쩔 수 없었다. 이런 일을 해결할 수 있는 분은 동동숲작은도서관 송정욱 관장님 밖에 없다. 관장님이 숲가꾸기 사업을 신청하고 지금 이렇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간벌 작업이 끝나면 동동숲의 밑그림이 완성된다. 동동숲의 대표 수종은 동백나무와 때죽나무다. 이 간벌 작업으로 인해 산책로 따라 심어놓기만 했던 동백나무가 제대로 자랄수가 있고, 숲 곳곳에 버려친 채로 자라고 있던 때죽나무가 제대로 모양을 내면서 자랄 수 있게 됐다. 산책로 따라 서 있던 때죽나무 뿐만 아니라 숲 곳곳에 있는 때죽나무가 숲의 대표 나무가 되는 것이다. 때죽나무는 아무 데서나 잘 자라고 수형도 좋다. 나무 전체가 하얗게 꽃을 피우고 그 향기 또한 일품이다. 6.25 전쟁 이후 한국에서 가져간 때죽나무가 미국에서 정원수로 개발되어 대접받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옛날 그대로 때죽나무다. 그러나 동동숲 때죽나무 때문에 앞으로 때죽나무의 대접이 달라질 수도 있다. 

정원수로, 가로수로 뿐만 아니라 ‘동동숲 때죽나무숲’ 같은 때죽나무숲이 전국에 만들어질 지도 모른다.
간벌 작업이 끝나면 쓰러지는 나무에 꺾여진 가지를 다듬고, 키 큰 소나무 때문에 웃자란 키를 줄이고, 수형을 잡아주면 5년이 못가서 동동숲은 때죽나무숲이 될 것이다.
요란한 기계톱 소리에 속절없이 쓰러지는 리기다송과 가늘고 가냘프게 자라는 소나무, 병든 소나무, 모양없이 자라는 소나무를 보면서 미안한 생각도 들지만 그들의 희생으로 새롭게 탄생할 숲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가슴이 설레인다.

새해가 시작되면서 풍년화, 납매가 향기를 뿜고, 동백나무가 생강나무와 매실나무와 함께 꽃을 피우면 산벚과 진달래가 꽃을 피우고, 개울가에는 산복숭아와 산수유가 무릉도원을 만들 것이다. 그 사이 낮은 곳에서는 노루귀, 춘란, 얼레지, 양지꽃이 필 것이다.
으름꽃이 지고나면 때죽나무와 마삭줄이 꽃을 피워 동동숲은 향기로운 숲이 될 것이다. 여름 한 철 수국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나면 은목서, 금목서 향기 따라 찾아온 가을은 서어나무, 신나무, 당단풍나뭇잎을 곱게 물들이고 숲 군데군데 서 있는 은행나무는 또 얼마나 멋질까?

5년, 10년, 30년, 50년이 지나면 이 동시동화나무숲은 세상에 둘도 없는 아동문학가의 숲이 될 것이다.
동동숲은 그 날을 위해 수고해 주신 분들의 이름을 돌에 새기고 있다. 2010년, 이 우거진 숲에 맨 처음 길을 낸 이진태 사장의 돌은 문학관 입구에 있고, 맨 처음 오솔길을 낸 분들의 이름돌은 조영수, 이상교, 강숙인 선생 나무 곁에 있다.
이번 숲가꾸기 사업으로 동동숲 큰 그림의 완성에 도움을 준 송정욱 관장과 고성군, 그리고 이 사업을 총 지휘하는 고성군 산림조합, 설계를 맡은 ‘더 숲’, 작업을 맡은 ‘요산요수’, 몇날 며칠 숲을 누비며 때죽나무와 어린 동백을 소중히 다루어준 한상수 반장과 반원(한 때는 고래등 같은 기와집과 절집을 짓던 대목수팀)들의 노고를 이 지면에 새긴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3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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