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고성신문 | |
도사 만나기 위해 아홉 구비 폭포에서
아홉 번 목욕하고, 아홉 번 절하고
아홉 번 도사 불러야…
동해면 장기리 뒤쪽에 높은 산이 하나 우뚝 솟아있다. 동해면을 대표하는 구절산이다.
구절산 폭포암에 들어서면 저 멀리까지 그 소리가 들린다는 구절폭포가 참으로 장대하다.
옛날이야기에 보면 언제나 이런 산에는 산신령이 산다. 구절산도 아주 옛날에는 도사가 살았단다.
그 신선이 구절도사다. 구절도사는 인간이 먹는 음식은 먹지 않고 산삼만 먹었다고 한다. 구절도사를 만나려면 굽이굽이 떨어지는 구곡폭포 아래서 아홉 번의 목욕을 하고 절도 아홉 번을 해야 하며 아홉 번을 불러야 했다.
그래서 구절도사고, 그가 사는 산도 구절산, 고개를 구절령, 폭포는 구절폭포(일명 얼음골)이라고 부르게 됐다.
구절도사는 심술이 많아 구절산 구절령 줄기 아래의 사람들이 외지로 나가면 출세를 못하게 하고, 대신 전쟁터나 징용에 끌려가면 그 가족의 소원을 들어줘 목숨을 살려주곤 했다. 생명을 중히 여기는 구절도사는 어쩌면 심술보다는 마을을 지켜내려는 노력이었는지도 모른다.
구절폭포를 지나면 백호굴도 보인다. 구절도사가 살던 그 시절에 백호도 그 동굴에 살았더란다. 지금은 그 앞에 산신각도 서 있다. 구절도사가 살던 동굴이 남아 있다는데, 어쩌면 그 동굴 안에 구절도사가 살았을지도, 살아있을지도 모르겠다.
구절폭포에서 아홉 번 목욕하고 절도 아홉 번 한 뒤 구절도사를 아홉 번 불러보면 혹시라도 지금껏 숨어있던 구절도사가 나타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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