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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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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향
/안정선(디카시마니아)
손이 작아 듬뿍 쥐어도 입도 작아 움큼 물어도
당신 향한 산 같은 마음 알까나, 느낄까나
천리 떨어져도 잊으면 안 돼
얼마나 가 닿을까
눈이 자꾸 가고 마음이 먼저 달아나는 사랑을 해 본 적이 있는가. 그것은 사람을 좋아하는 행동이며 사람에게 느낄 수 있는 향기라고 생각한다. 안정선 시인 <천리향> “당신 향한 산 같은 마음/알까나, 느낄까나/천리 떨어져도 잊으면 안 돼”// 천리 떨어져 있어도 잊을 수 없는 것이다. 잊으면 안 되는 것이다. 얼마나 큰 사랑을 한 마음이 역력하다. 나의 모습은 비록 작지만 내가 가진 당신을 향한 마음만큼은 산보다 더 높고, 당신에 대한 그리움은 천리까지 떨어져 있어도 변함이 없다고 말하는 애절한 사랑을 부르짖는 것 같다. 천리까지 닿는 향기, 천리향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라 느낀다. 선한 행동에서 뿜어 나오는 예쁜 마음은 사람을 늘 기쁘게 한다. 꾸밈이 없는 작은 습관이 몸에 배어 있을 때 비로소 활짝 피는 사람의 향기가 아닐까.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사랑향기는 오래가는 것이다. 원형적인 뮤토스 전설 같은 사랑을 우리는 얼마나 애타게 기다리는 것일까. 사랑에는 조건 없는 사랑, 아가페(agapê) 사랑이나 에로스(eros)적인 사랑은 다 멋지고 아름다운 것 같다. 어느 것이 좋고 나쁘다는 것보다 인간이 살아가는 데 윤활유 같은 사랑은 살아있는 향기가 나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은 아직도 나의 온도가 뜨겁다는 것이다. 천리향 같은 사랑을 욕심내고 싶은 봄, 나의 향기는 지금 어디쯤 가고 있는지 한참을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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