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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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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 대보름밤
/조영래(시인, 디카시마니아)
달집에 불 들어간다 불 속에 달 들어간다
불티가 별이 되어 튀어 오른다 산에도 바다에도 땅에도
갑갑했던 일들이 모두 타오른다
소원 성취의 빛깔
정월 대보름달은 엄청난 크기로 밝다 못해 눈부시기까지 하다. 필자가 사는 경남 고성에서도 쥐불놀이 달집을 태우는 행사에 모두 열기가 뜨겁다. 활활 타오르는 분노, 아직 삭지 않는 고민이 불길로 따라 들어가는 것처럼 개운하기까지 하다. 조영래 시인 <정월 대보름 밤> “불 속에 달이 들어간다. 불티가 별이 되어 튀어 오른다/산에도 바다에도 땅에도/갑갑했던 일들이 모두 타오른다”// 이제 모든 나쁜 기운을 소멸하는 시점이다. 산에도 바다에도 땅에도 갑갑했던 일들이 모두 타오르는 소리가 뜨겁다. 지난해 우리 삶의 터전은 얼마나 힘겹고 무서운 시간이 지나갔을까. 불이 솟기 전 희끗희끗한 연기는 회색 눈물이 흐르는 것처럼 욕망으로 살았던 나의 과거를 용서하는 것 같고, 살면서 부대끼며 힘들었던 나를 위로하는 그리고 나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비친다. 마치 무의식의 의식처럼 필자도 두 손을 모으고 오늘 부족함을 달래고 내일의 희망을 놓고 소원을 빌고 있다. 활활 타오르는 달집이 나오자 많은 사람들이 환호한다. 불의 빛깔은 꽃처럼 아름답기까지 하다. 모두가 정적 속에 기다린 불꽃! 나쁜 기운을 태우고 우리의 소원이 이루어지리라. 불꽃이 진 자리 슈퍼 달이 떴다. 모두가 저 달에 들어가서 오늘 밤은 행복한 꿈을 꾸리라. 또, 새로운 희망을 꿈꾸는 사람들! 달은 밤새워 우리를 품고 다독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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