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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3년의 행복

정대춘 전 구만면장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1월 17일
ⓒ 고성신문
우리 속담에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말이 있다.
요즘 신세대는 식당개 삼 년이면 라면을 끓인다는 말로 변형돼 농담으로 자주 쓰이곤 한다. 이 말인즉
아무리 무식쟁이라도 매일 글 읽는 소리를 반복하여 들으면 자연스럽게 그 뜻을 이해하고 알 수 있다는 것 같다. 어쩌다 종종 선술집이나 친구들과의 대화 도중 시대적 이슈인 이념에 대하여 논하는 것을 들어보면 그 대화가 선뜻 이해되지 않고 잘 풀리지 않아 서로가 답답해 여기 몇 자 써보고자 한다.
요즘 많은 사람은 이념의 노예가 되어 삼 년이 아니라 십 년을 넘게 경험하고 공부하여도 이념 앞에서는 너나없이, 꼼짝없이 자기 정체성을 잃고 말아 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념의 사전적 의미로는 이성적인 것으로 여겨지는 생각이나 견해 또는 순수한 이성에 의하여 얻어지는 최고의 개념이라고 쓰고 있다.
 
그러나 그 이념이 진영 논리를 최우선으로 내세우는 정치인들의 권모술수에 현혹되어 모든 논리는 나는 너보다 낫다는 이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아 우리를 눈먼 자로 만들고 만다. 이념에 대하여 찬찬히 들여다보면 항상 양분되어 서로에게 상처 주고 상처받는 아주 이상한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마냥 위로받으려고만 하지 위로하려는 마음은 전혀 없다.
우리는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무조건 행복해야 한다. 그것도 아름다운 행복과 사랑이 넘쳐흘러야 한다. 모든 사안에 대하여 옳고 그름을 떠나 이념을 버리지 않으면 행복의 문턱에 들어서기가 어렵다. 왜냐하면 크나큰 이념의 벽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 벽은 아무리 옳은 지식과 상식일지언정 이념의 벽 앞에서는 한순간에 부정으로 변하여 차츰차츰 굳어져 상식화되어 자기 철학으로 변하고 만다.
우리는 서로 간에 행복하냐고 질문을 하면 행복하다고 답하지만 행복은 정신적 행복이 앞서야 그것도 최소한의 행복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행복은 물질적 행복인 것 같아 어딘가 모르게 좀 어색하게 이해될 뿐 아니라 남에게 권하지 못할 것 같게 느껴진다.
우리는 대화 중 이념에 대하여 진실 공방이 이어질 때 하나의 이슈(issue)에 대하여, 모든 대중을 만족시킬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만족도가 낮으면 그 자체만을 크게 부각해 진작 만족도가 높은 것은 적법치 못한 것으로 매도하여, 대다수의 사람을 분별력을 잃게 만든다는 것에 그 문제가 있을 것이다.
나는 나 자신도 모르게 나의 잣대가 사회 정의랍시고 판사 놀이를 종종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가짜 뉴스 태클에 걸려 참 좋은 이를 아주 몹쓸 사람으로 매도할 뿐 아니라, 피고로 취급해 법정을 마무리할 때도 있으며, 변호인의 변론은 아예 듣지 않을 뿐 아니라 들으려고 생각지도 않는다.
이때 나는 달콤한 거짓은 나의 이성을 마비 시키는 에너지가 있다고 착각마저 든다. 옛날 시장에서 귀가 잘 들리지 않은 사돈간 대화 내용을 조금 언급하면,
 
“아이구! 사돈 오랜만입니다”
“갈치입니다.”
“집안은 두루 평안하십니까?”
“3천 원 주었습니다.”
“가을걷이는 좀 하였습니까?”
“싸게 샀습니다.”

이 대화 내용을 듣고 그저 간단히 웃고 넘길 사안이 아님을 우리는 자각하고 반성해야 한다. 요즘 난청이 아닌데도 소름 끼칠 정도로 대화 내용이 판이한 경우를 종종 접하게 되어 안타까움을 더 한다.
요즘 이념은 허구와 픽션으로 무장되어 있어 좀처럼 그 진실을 깨치기 어렵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거짓으로 포장된 이념은 싫증 나지 않는 유희와 같으므로 시간이 지나면 공허함이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며,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말 것이다.
그러나 그 이념이 이성에 의하여 얻어진 최고의 개념일지라도 한 번쯤은 제로의 상태에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이 든다.

30년 전이 아닌, 10년 전 이념과 현재의 이념은 판이하게 다르듯이 이념은 흘러가는 구름과 같아 시간이 지나면 흩어지고 사라지고 만다.
서당개 삼 년이면 깨치고 이해하고, 라면도 끓이듯이 우리도 서로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풍월을 읊는 이 시대의 지혜롭고 행복한 서당개가 되어 봄직도 하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5년 01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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