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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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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습니다
/정현숙(디카시마니아)
내 의지와 상관없이 꺾이고 잘리다보니
변수를 전혀 예측 할 수 없는 미래의 인생길 또한
지천명을 넘어서는 순간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 사는 일이 두렵다는 말이 실감 난다. 젊을 때는 젊음 하나만으로도 용기 있게 부딪히고 패기라는 것으로 버텼지만 미래의 인생길에서 알 수 없는 변수 앞에 우리들은 하루하루 조심스럽게 보내고 있다. 정현숙 시인 「두렵습니다」“내 의지와 상관없이/ 꺾이고 잘리다보니”// 얼마나 가슴앓이가 많았을까. 누구를 막론하고 이 저런 경험들이 있지 않은가. 그래서 사람들이 나이를 먹고 세월에 안기다 보면 숙연해지고 겸손한 인생관으로 사는 것 같다. 나의 고집이 전부인 것보다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먼저 하는 이치를 배우고 자신의 아집을 꺾을 줄 아는 현명함으로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살면서 겪는 일들이 얼마나 많은가. 하루아침에 실업자가 되고, 알 수 없는 큰 병에 걸리기도 하고, 갑작스러운 지인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하여 위태로운 외줄 타기 같은 세상살이에 콧물 눈물을 덧칠해 가면서 내일은 오늘보다는 낫겠지 라는 희망의 뿌리를 내리고 사는 것이다. 풍진 세상 뒤꼍 파릇하게 올라오는 저 푸른빛들이 사람들을 살게 하는 힘이요, 웃음이요, 그리움이다. 누군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꺾어버리고 잘라버리더라도 내 정신은 그럴수록 꿋꿋해지는 더 강해지는 저 땔감처럼 활활 타오르는 것이다. 두렵다는 것은 두렵지 않다라고 외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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