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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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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바다의 안부
/서성호(디카시마니아)
안부가 몹시 궁금하다
찾아가지 않은 망태기 덩그러니 남았다
아무리 바빠도
우리는 간혹, 지나칠 수 있는 자연에 먼저 말을 건네기도 한다. 까마득히 잊고 살았던 이웃의 안부가 내 안으로 몰려오기도 하고 나의 안부를 전하기 위해 전화를 걸 때도 있다. 우리 주변 사람들을 비롯한 모든 사물에도 간혹 잊었던 눈길을 찾는다. 서성호 시인 「겨울 바다의 안부」에서 심오한 생각을 건져 올린다. 저 망태기에 담겼던 것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덩그러니 주인을 잃고 앉은 모습이 허전한 바람 같기도 하다. 실은 망태 주인의 이름을 빌려 겨울 바다 안부를 묻는 것일 수도 있다. 한여름 파닥거렸을 파도, 스쳤던 바람, 바다는 많은 것들을 밀어내고 있는 것인 줄 모른다. 어부의 밥상을 올리기도 하였고 어부의 눈물을 담은 노동력을 빼앗기도 했을 저 푸른 바다. 우리는 그저 지나간 시간을 떠올리며 자신의 추억을 기억해 낸다. 그러나 바다는 우리의 가슴을 열고 침묵할 뿐이다. 빈 바다 모습에서 자아를 발견하기도 하고 그 속에서 자신을 채워가는 바다를 닮기도 한다. 덩그러니 남은 망태는 올봄을 준비하고 있을 것이다. 비워있는 망태 속 한가득 채워지는 꿈을 꾸며 계절 끝에서 부는 바람을 마시면서 기다리고 있다. 겨울 바다의 안부를 묻는 시인의 마음에서 내 이웃의 안부도 함께 전해져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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