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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 VS 필요한 것


/이유정고성신문독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6월 22일

대형마트가 생기기 시작하면서부터 생활양식에 변화가 왔다. 동네 중형 슈퍼에 비하면 거리면에서 훨

먼데도 우리들은 언제부터인지 대형마트를 이용하게 되었다.


 


주말이면 온 식구가 대형마트에 간다. 살 물건들을 미리 메모하는 건 기본이다. 그래도 이것저것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다 보면, 같은 품목이라도 하나 살 거 세트로 산다. 상품에는 “특별 할인”, “세트 구입 시 1개 더 증정” 따위의 선전 문구가 마음을 붙잡는다.


 


‘어차피 두고 쓸 건데’ 하는 생각이 결과를 부추켜 쇼핑카트에는 이미 그 물건이 다소곳이 놓여 있다. 당장 필요하지 않아도, 견물생심, 눈은 늘 소유욕의 최전방이다.


 


대형 마트에서 소유욕으로 생떼를 쓰는 게 아이들만의 일은 아니다. 상하좌우로 번득이는 눈초리에 담긴 어른들의 욕망도 오십보 백보다. 소유욕을 부추기는 상품들로 포위된 소비의 광장에서, 욕망은 집채만한 파도처럼 몰려오는데 자족감의 방파제는 구멍이 숭숭 뚫려 상대가 되질 않는다.


 


욕망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데 자족감은 그만큼 폭락한다. 문제는 그 욕망이 대체로 필요한 것을 향하기보다 없어도 아무 불편 없는 허영 내지 소유욕 충족 품목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문명의 진보는 온갖 ‘갖고 싶은 것들’을 대량 생산하여 그에 대한 욕망도 대량 복제했으나, 욕망 충족 능력은 퇴보되어 대형 마트마다 허기진 영혼들이 서성거린다.


 


이 시대는 구성원들에게 일종의 세뇌를 끊임없이 반복한다. 소유할수록 행복하다, 더 많이 가질수록 좋다, 많을수록 좋다. 마침내 누구도 ‘다르게’ 생각할 수 없게 되고,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잊어버린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 사이에 분별력이 퇴화하기 시작한, 소유욕에 대한 절제력이 감퇴하기 시작한 우리는, 필요한 것이 주어져도 감사할 줄 모른 채 원하는 것을 주지 않는다고 억지를 부려댄다.


 


이 첨예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더욱 “자신에게 정직해야”한다. 지금 원하는 것 중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필요치 않은 것은 무엇인지 차갑게 분별해야 한다.

/이유정고성신문독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6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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