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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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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봄학교 공부친구들의 시가 겨울 문턱에서 아름다운 인생꽃을 피웠다. 고성도서관(관장 박영숙) 중학교 학력인정과정 글봄학교 19명의 문해학습자들은 그동안 틈이 쓴 시에 직접 그린 그림을 더한 시화집 ‘글봄, 인생꽃을 피우다’를 펴냈다. 시화집에는 지난 9월 고성도서관 특별 독서사진관 프로그램을 통해 촬영한 독서사진과 함께 학습자 소개, 미술시간에 학습자들이 직접 장식해 만든 ‘멋스러운 나의 글씨’, ‘나에게 주는 상’과 함께 시화작품을 각 3개씩 수록했다.
학습자들은 어려운 가정형편이나 딸이라는 이유로 어린 시절 중학교에 진학하지 못해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배움의 꿈을 이루고, 학교생활을 하면서 만들어가는 새로운 삶의 이야기를 글과 그림으로 만들었다. 특히 게재순서에는 직접 그린 자화상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박영숙 학습자는 “딸이라는 이유로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는데 꿈에 그리던 중학생이 되니 영어를 배워 아침인사도 하고, 배움이라는 단어가 내 눈을 밝혀준다”라면서 “앞으로 열심히 배워 고등학교에도 진학하고 싶다”라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시화집에는 글봄학교 입학식부터 첫 소풍과 체육대회, 동시읽기와 독서캠페인방송, 시화전, 수학여행까지 다양한 학습현장 모습도 담아 추억을 전했다. 고성도서관은 내년 졸업을 앞두고 학습자들의 감성을 북돋고 학습의욕을 고취하기 위해 이번 시화집을 발행했다. 글봄학교에서는 학습자들의 시적 감성을 키우고 학습 동기를 유발하기 위해 매주 한 편의 동시와 서정시를 선정해 수업시작 전 함께 낭독하고, ‘삶을 가꾸는 이야기’라는 서식을 교실에 비치해두고 수시로 글을 쓸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학급문고를 설치해 시와 그림동화, 소설 등 다양한 문학작품들을 자유롭게 읽을 수 있게 했다.
글봄학교를 방문한 이중화 고성교육지원청 교육장은 “글봄학교는 중학교 학력 인정과정인 만큼 도교육감이 허가하고 필요한 예산을 지원해 운영하고 있다”라면서 “학습자들이 학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고성교육지원청에서도 필요한 물품 등을 아낌없이 지원하겠다”라며 사기를 북돋았다. 박영숙 고성도서관장은 “못배운 한을 풀기 위해 글봄학교에 나오시는 우리 늦깎이 학생들이 한 글자라도 놓칠세라 두 눈을 반짝이며 열과 성을 다해 배우고 이렇게 자전적 시화집을 발간하게 되니 감개무량하다”라면서 “늦은 나이에 학업을 이어가며 스스로 공부하는 우리 글봄학교 학생들이야말로 미래교육을 실천하는 참된 학생”이라며 격려했다.
송정욱 담임교사는 “수업 시간 눈빛 속에서 희망의 꽃이 피어나고 학습자들의 손엔 글자가 채워지며 ‘꾸준함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라는 급훈을 가슴에 새기고 배움의 꿈을 잇고 있는 학습자들의 모습을 보면 뭉클해진다”라며 “쉼없이 흐르는 시간 속에 차곡차곡 쌓아온 배움의 꿈을 펼치고 있는 학습자들이 존경스럽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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