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겨찾기+ 2025-08-04 11:08:16
회원가입기사쓰기전체기사보기원격
뉴스 > 디카시

정이향 시인이 읽어주는 디카시-427

요양병원 / 백순금(시조시인, 고성문협)
2024년 디카시집 『갓 구워낸 아침』에서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29일
ⓒ 고성신문
요양병원
                     / 백순금(시조시인, 고성문협)


2024년 디카시집 『갓 구워낸 아침』에서

혈육으로 자식을 길러내신
아버지의 발등에 햇살이 내립니다

골골이 패인 핏줄
허물어진 발톱만 남았습니다




아버지의 이름을 불러본다

씁쓸한 웃음을 짓고 싶다.
아버지는 자식이 잘못해도 눈을 지그시 감고 말을 아끼신다. 아이들이 아플 때는 말보다 몸이 먼저 와서 아이를 번쩍 안고 뛰어가시는 든든한 벽이 아버지다.
우리에게 마음을 먼저 내어주신 아버지. 그리고 그냥 잔잔한 웃음을 던지시는 아버지.
백순금 시인 「요양병원」 “골골이 패인 핏줄/허물어진 발톱만 남았습니다.”//
마당까지 마중을 나오시는 아버지의 모습은 이제 없다.
골골이 패인 핏줄만 남기고 떠날 채비를 하시는 아버지를 보며 시인은 마음 속으로 울고 있다.
허물어진 발톱이 지금 아버지의 모습이다.
아무것도 해드린 것이 없는데 아버지의 발톱은 벌써 허물어지고 시간은 우리를 기다리지 않고 지나가고 있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는 요양병원에서 서로 위로하며 하루를 맞고 하루를 달래며 가족보다 더 깊은 관계 속에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계신다.
매번 찾아뵙는 나에게 아버지의 마지막 인사는 “집에 가고 싶다.”
함께 있을 수 없는 것도 알면서 집을 찾는 모습이 가슴 아프다.
돌아오는 내내 두고 오는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부터 흐르지만, 어쩔 수 없는 과정과 해결할 수 없는 현실이다.
아버지의 발등에 햇살이 내리는 것처럼 건강한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보고 싶은 자식의 욕심을 내어본다.
한 편의 디카시를 통해 아버지의 나이가 되어가는 지금, 무언의 인식으로 아버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얹어본다.
고성신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11월 29일
- Copyrights ⓒ고성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트위터페이스북밴드카카오스토리네이버블로그
이름 비밀번호
개인정보 유출, 권리침해, 욕설 및 특정지역 정치적 견해를 비하하는 내용을 게시할 경우 이용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해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포토뉴스
가장 많이 본 뉴스
만평
상호: 고성신문 / 주소: [52943]경남 고성군 고성읍 성내로123-12 JB빌딩 3층 / 사업자등록증 : 612-81-34689 / 발행인 : 백찬문 / 편집인 : 황수경
mail: gosnews@hanmail.net / Tel: 055-674-8377 / Fax : 055-674-8376 /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경남, 다01163 / 등록일 : 1997. 11. 10
Copyright ⓒ 고성신문 All Rights Reserved. 본지는 신문 윤리강령 및 그 실요강을 준함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백찬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