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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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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면 출신 재경고성향우인 ㈜연합유리 이홍근 회장의 발자취를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공간 ‘우보 이홍근 전시홀’이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소년시절부터 지금까지 고향을 떠나 80년대부터 벌써 40년 이상을 기업인으로 살았으니 모아둔 이야기들이 얼마나 많을까. 이홍근 회장이 살던 옛집을 개조해 고성읍 중앙로 15번길 5에 문을 연 ‘우보 이홍근 전시홀’은 그의 삶의 여정을 한데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시관은 이 회장의 성격처럼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다. 전시홀에는 그동안 언론을 통해 소개된 이홍근 회장의 다양한 이야기는 물론 고향 고성 발전을 위한 노력 끝에 받은 감사패 등을 모두 모아 전시했다.
80년 삶을 살아내고 보니 옛 시간들이 그립기도 하고, 미처 남겨두지 못한 기억들이 회한이 되기도 했다. 그래서 그 순간들을 한곳에 모으고자 했고 마침 고향에 비워둔 옛집이 있었다. 요란스러운 것을 좋아하지 않고 강직한 성품 탓에 전시홀 간판 제막식조차도 아침일찍 조용히 해치웠다. 이홍근 회장은 1944년 2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일본에서 제법 탄탄한 사업가로 자리잡은 상태였다. 요즘 말로 ‘금수저’였다. 아버지는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와 또다른 사업을 시작했다. 탄탄대로일 줄 알았지만 가세는 기울기 시작했다. 막내였던 이홍근 회장은 중학교에 가기도 전 큰형님을 따라 서울로 가서 취직해야 했다. 마음 속에는 늘 배움에 대한 갈망이 자리잡고 있었다. 취직 대신 중학교에 편입했다.
서른도 안 된 청년 이홍근은 친척 형님의 사업을 돕다가 고난을 겪기도 했다. 앰풀 생산기계화에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 그는 연합앰플공업사, 지금의 연합유리를 탄생시켰다. 그리고 지금까지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업가로 불린다. 태어난 것은 일본이었지만 이홍근 회장은 고성사람이다. 성공하면 고향 고성을 위해 뭐든 하고 싶었다. 기업경영을 통해 얻은 이익을 고성에 전달했다. 고성에서 무슨 일이 있다 하면 발벗고 나섰고, 돈 때문에 배움을 포기하는 고향 후배들이 없도록 고성꿈나무장학회를 시작했다. 고향 고성의 정신이 담긴 고성오광대와 고성농요가 시대가 변하면서 사라질까 봐 고문으로 활동하며 돕기도 했다.
서울에서 보낸 세월이 몇 곱절 긴데도 여전히 이홍근 회장은 고향 고성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그 시간의 기록을 고향에 남기고 싶었다. 이번 우보 이홍근 전시홀은 그런 그의 마음과 삶의 여정을 나누는 공간이다. 이홍근 회장은 “고향에 나의 발자취를 남긴다는 것이 어렵고 힘들지만 무엇보다 소중하고 행복한 기록”이라면서 “내 뿌리가 있는 곳에 내 이야기 하나를 심어둔다는 것이 참으로 감사하다. 이 공간은 언제든 열어둘 것이니 누구든 와서 소통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우보 이홍근 전시홀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관람할 수 있다. 월·화요일은 휴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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