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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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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착역
/김경화(시인)디카시마니아
한 생의 막바지 고요히 멈춘 은빛 자유
잔잔히 퍼져가던 파문도 비늘 속에 갇혀 이제는 잠든다
고요히 멈춘 자유
누구나 한번 왔다가 가는 인생을 번개처럼 번쩍거리는 순간을 살다가는 것이 삶이라고 말했다. 천년을 살 것 같은 우리들은 내일을 걱정하고 오늘 하루 급급하게 달린다. 김경화 시인 「종착역」 “한 생의 막바지/ 고요히 멈춘 은빛 자유”//바빴던 시간을 제자리 두고 은빛처럼 찬란했던 육신을 거두고 이제 돌아가는 갈치에서 우리는 그 모습이 우리의 생과 같은 이치에서 오버랩되어 한참을 서성거린다. 잔잔히 퍼져가는 파문도 잠시, 비늘 속에 갇혀 잠드는 모습이 평화롭게 보인다. 마지막을 보내는 사람들의 생각은 다양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지금부터’ 라고 마음을 다잡는 사람도 있고, 오히려 허무한 마음으로 오랜 방황으로 끌려다니기도 한다. 어느 것이 정답인지는 우리도 모른다. 다만 한정된 시간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한편, 갈치는 긴 몸을 이끌고 먼바다를 향해 질주했던 젊은 날과, 바다가 전부라고 느꼈던 그 시절이 치열했던 최고의 전쟁터이지만 마지막 순간은 그곳이 가장 그리웠던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 우리의 생을 비추어 볼 때 갈치와 똑같은 생이지 않을까 내가 없으면 이 세상이 돌지 않을 것처럼 집착하여 사는 것이 아름다운 구속처럼 보일 때도 있지만, 살아있어 눈물도 흘리고 노래도 부르고 한 줄의 시를 외우는 우리는 언제 올지 모르는 종착역을 잠시 잊고 지금처럼 때로는 치열하게 땀 흘리며 후회 없는 시간을 포개어 놓는다면 훗날 비늘 속에 잠드는 고요한 모습도 행복할 것 같다. 비록 번개처럼 번쩍거리는 한 생일지라도 최선을 다하는 삶으로 보답하는 일이 우리의 몫이라 여기며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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