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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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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림
/정영분(고성 본향에서 만난 디카시수업 수강생)
보고픈 내 아들 언제나 올까 발자국 소리 들릴까 귀 기울이고 있다
모든 어머니의 기도
어머니는 녹슨 대문처럼 몸은 늙어지고 힘은 하루가 다르게 빠지고 있다. 하지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은 하루하루가 다른 크기로 열리는 열정 주머니를 가졌다. 본향에서 만난 디카시 수업을 통해 어르신들은 시간이 지나자, 기성 시인들 못지않은 실력이 쑥쑥 나왔다. 놀라운 일이다 디카시 시 놀음이 증명되고 있다. 누구나 쓸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디카시를 어르신들은 자신의 삶을 통해 거침없이 쏟아낸다. 정영분 선생님은 중풍으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몸이지만 매주 수업에 빠지지 않는 대단한 분이다. 작품 <기다림>에서 어머니의 마음을 그대로 진솔하게 나타냈다. “보고픈 내 아들 언제나 올까” 자식을 늘 품고 싶은 모정이 문장에서 흘러나온다. 자식은 바쁜 일상에 부모님 생각보다 자신 앞가림이 우선이지만 부모님은 늘 자식들 걱정에 목을 맨다. 영상 속 녹이 선 철재 대문은 어머니의 기다린 세월이 겹겹 쌓여있다. 바람 소리에도 귀를 기울이고 비속에도 귀를 갖다 댈 어머니의 목소리다. 대문을 보는 순간 숨이 멎는다. 디카시의 진품이다. 말하지 않아도 영상에서 이미 기호로 문장을 말하고 있었고 시를 보는 순간 감동이었다.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얼마나 기다렸을까 멀리 계시는 부모님께 짧은 대화로도 좋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밝은 안부를 전하는 웃음 한 다발, 소소한 일상을 일기처럼 읽어준다면 하루가 넉넉한 어머니의 미소가 필 것 같다. 자식의 도리로서 매일 어머니에게 드리는 10분의 안부를 묻는 선물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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