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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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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깜짝할 새
송재욱 (디카시마니아)
생은
흔들리며 지나가는
한나절 그림자 같은 것
임종이 내일이다
필자는 반평생 살다 보니 어른들 말씀이 귓전에 앉는다. “아득바득거려 보았지만 별로 손에 쥔 것 없이 이렇게 흘러갔구나.” 얼마나 아깝고 돌이킬 수 없는 시간인지 아마 오십을 넘긴 사람들은 마음 곳곳에 허전함을 안고 살 것 같다. 송재욱 시인은 「눈 깜짝할 새」 “생은/흔들리며 지나가는/한나절 그림자 같은 것”//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살았던 우리들이다. 오죽했으면 한나절 그림자 같은 것이라고 할까? 그렇게 살아야 하는 줄 알고 하루하루 급급했던 우리들이지 않을까. 인생의 20대는 이십 대만큼 느린 것 같고 30대는 삼십 대 속도로 우리를 찾아오는 듯하더니 이제는 그 속도는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게 내달리고 있다. 흔들리며 지나가는 모든 것들이 우리의 생에 걸려있는 듯하지만, 실은 아무것도 없다. 하지만 그대로 끌려갈 수 없는 이 생 아니던가. 이 세상에 태어날 때 받았던 이름 석 자에 많은 책임감을 가지고 살아온 것처럼 모든 일에 최선을 다한 자신만의 몫은 내일이 죽음이라고 해도 헛헛하게 웃으며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것이다. 각자의 주어진 그릇만큼 무겁지 않게 때로는 너무 가볍지 않고 중심을 잡는 일도 후회하지 않는 생일 것 같다. 누구에게나 주어진 시간은 똑같지만 어떻게 잘 쓰임 있게 보내는 내가 중요한 것처럼 다시 생각하며 열심히 살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나날을 다가오는 선물처럼 아침에 포장을 뜯는 일부터 설렘으로 시작하는 하루가 있다면 얼마나 고마운 일일까. 누구에게는 힘든 하루일지 몰라도 그래도 오늘 주어진 시간이 나에게 있다면 내일이 임종이라도 행복할 것 같다, 한나절 그림자처럼 사라질 아쉬움이 가득한 지금 카르페디엠을 외쳐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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