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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섭 도서관 컨설턴트 서울교육청 어린이도서관 운영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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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에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성인독서율)은 43%로 10년 전에 비해 반으로 줄어들었지만, 독서의 중요성은 더욱 커져 어린이와 청소년의 독서율은 꾸준히 증가고 있다. 이제는 함께 읽고 함께 쓰기 등 사회적 독서운동이 전개되어 지역 문제의 답을 책에서 찾아 해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그동안 고성군은 교육청에서 설립한 고성도서관이 이런 역할을 하며 독서문화를 이끌어 왔고 작은도서관에서 소규모로 프로그램을 운영해 왔다. 지자체의 대표 도서관이라 할 만한 동부도서관은 배둔에 있고 규모도 작아 과연 지자체가 독서정책에 대한 의지가 있는지 의문이 남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옛 공설운동장에 지어지는 ‘힐링공원 속 어린이도서관’은 고성군의 독서문화 정책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기대된다. 아동친화도시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내세울 시설이 없는 상황에서 도서관이 만들어지면 이 일대가 청소년센터와 함께 교육과 문화의 명소로 만들어 질 것이다. 기대와 함께 우려도 많다. 첫째, 이용자의 문제다. 많은 분들이 지적했다시피 과연 ‘어린이도서관’이 필요한가? 둘째, 도서관의 콘셉트는 무엇인가? 운영방식과 예산의 확보는? 완공 시 고성도서관과의 역할 분담 문제는? 셋째, 시설 완공 후 뒤따르는 독서정책은? 내부 인테리어는 사서의 업무와 프로그램을 고려하였는가? 한동안 시설 공모사업 선정의 1순위가 어린이도서관이었다. 사업 초기에 다른 용도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많았지만 어린이도서관으로 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당연히 공공도서관은 모든 연령층이 이용하게 만들어야 한다.
다만 주 이용층이 어린이와 부모다 보니 시설과 프로그램을 그들 위주로 할 수밖에 없다. 성인, 특히 어르신도 부담없이 이용하기 위해서는 도서관의 콘텐츠를 잘 구성해야 한다. 장서의 종류가 중요한 이유다. 근래의 도서관 기능은 대출과 열람에 머물지 않는다. 미술관이고 공연장이다. 나의 추억이 깃든 마을박물관이며 어린이 놀이터다. 전주는 관내 도서관을 묶어 여행프로그램으로 내놓았다. 의정부는 과학과 미술 전문도서관, 순천은 우리나라 1호 기적의 도서관과 그림책전문도서관을 만들었다. 군포와 삼척은 도서관이 아닌 책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놀이와 쉼 속에서 자연스럽게 책과 접하게 만들었다. 많은 관광객들이 도서관을 구경하러 도시를 찾는다. 독특한 건물에서 좋아하는 작가의 작품을 관람하고 강연을 듣기 위해 거리를 마다 않고 방문한다. 도서관은 이제 시험공부하는 곳이 아니라 문화를 즐기는 곳으로 바뀌었다.
어린이도서관은 주민은 물론이고 관광객이 찾아오게 만들어야 한다. 공룡과 소가야, 동시동화나무의 숲의 유명작가 콘텐츠를 활용하면 가능하다. 예상되는 문제에 대한 고려없이 개관했다가 혈세를 들여 인테리어를 다시 하는 도서관이 예상외로 많다. 지금 답안을 준비해야 될 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