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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축산 ICT 시범사업 성패 ‘악취 저감에 달렸다’] 악취 저감은 물론 동물 복지까지 지향하는 독일

축사 창문 열고 실내와 야외서 돼지 이동식 사육
동물 복지농장 1~5단계 등급 나눠 표시제 도입
알베르스마이어, 개방형 동물 친화적 축사로 전환
AI 접목 동물 친화적인 첨단 돼지 축사 연구 개발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06일
▣ 글 싣는 순서
① 스마트축산 ICT 사업, 축산악취 없어질까?
② ICT 현대화 축사 조성으로 민원 없는 평택시 ‘로즈팜’
③ 악취 저감에서 벗어나 동물복지로 나아가는 독일
④ 생산성도 높이고 악취도 잡은 네덜란드 양돈농가
⑤ 고성군 축산업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

↑↑ 알베르스마이어 농장에서 클라우스, 마리안 씨와 함께 찍은 사진.
ⓒ 고성신문
↑↑ 하우스뒤스 양돈전문가 올렌도프 씨가 미래농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고성신문
독일에서도 축산악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적으로 우리나라처럼 거리 제한 등의 규제를 엄격하게 적용하면서도 주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는 선에서 축사를 개방해 동물 친화적인 건축을 통해 동물복지농장을 지원하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축산 업계에서 자발적으로 도입해 4단계로 운영되던 동물사육환경 표시제는 지난해부터 5단계로 나눠 의무적으로 표시되고 있으며, 소비자가 육류를 구매할 때 어떤 환경에서 돼지가 사육되었는지 알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독일 정부의 정책 전환 방향에 맞춰 독일 농업회의소 하우스뒤스에서는 축산악취를 저감하고 동물 친화적 미래 농장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축산농가에서는 축산악취를 최소화하기 위해 창문이 없는 밀폐형 축사 건축에서 이제는 축사의 문을 개방해 돼지들이 야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동물복지형 축사로 전환하고 있다.

# 축사 거리 제한 등 축사 이전·신축 엄격하게 관리
독일은 악취 관련 제도와 법을 통합하고 악취 측정과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악취가 발생하는 배출구나 부지경계선에서 측정하는 방법과는 달리 주변 주거지역에서 악취를 측정하는 악취빈도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기존 축사나 신규로 건립되는 축사는 주변의 농업, 공업, 주거지역 등에서 거리 제한을 두고 악취발생량과 바람의 방향 등 다각적인 측면에서 악취를 측정하고 관리한다.
격자 방식 악취평가법의 경우 측정 기간은 평가 목적에 따라 달라지고 악취실태조사의 경우 1년을 기본으로 하며, 특수한 경우 6개월 또는 3개월로 실시하고 있다.
악취평가의 경우 2주 내외로 설정, 측정 지점을 방문해 1일 4시간 정도로 설정하고 방문 시간대는 요일, 새벽, 주간, 야간 시간대를 고려해 판정요인이 현장을 방문해 머물면서 악취를 측정한다.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농업회의소 하우스뒤스 마틴 캠프(공학사) 오염방지 부서장은 “독일은 땅이 넓지만, 축사가 밀집되어있는 지역에서는 과거에 악취 민원이 있었고 주민들이 같이 집단으로 민원을 제기한 적은 없다”라며 “독일에서는 법적으로 거리 제한 등 다양한 규제를 통해 신규 축사를 건립하기가 까다롭다. 이 때문에 축사를 신축하고 악취가 발생할 경우는 축사를 잘못 지었거나 법의 규정에서 벗어났을 경우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일 농장에서도 에어워셔(물을 뿌려 축사에서 나온 공가 속 먼지를 씻어내는 공기정화 장치) 설치해 축산악취를 줄이고 있다”라며 “하지만, 독일은 이제 동물복지를 지향하면서 축사의 문을 개방하고 돼지들이 외부에 나올 수 있는 축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악취 문제로 현재 논란이 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마틴캠프는 “축사의 문을 개방하면 어쩔 수 없이 악취는 발생할 수밖에 없고 그 부분을 어느 정도 감안하더라도 정부는 동물복지로 나아가려고 하고 있다”라며 “개방형 축사의 악취는 폐쇄형보다 더 잡기 어렵기 때문에 하우스뒤스에서도 계속해서 악취 저감 문제를 연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동물복지를 지향하는 독일, 축산업에 10억 유로 투자
독일에서는 지난해 말 기준 1만6천180여 농가에서 돼지를 사육해오고 있으며, 전체 돼지 마릿수는 2천120만 마리로 집계됐다.
독일의 돼지 농장은 악취 저감을 위해 대부분 폐쇄형으로 돼지를 사육해왔지만, 이제 동물복지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돼지 축사도 점점 변화하고 있다.
특히 올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가축에 대한 복지를 개선하기 위해 독일 정부가 제안한 돼지 사육시설 개선과 돼지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 등 2개 사업에 총 10억 유로(약 1조4천400억 원) 규모의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하면서 독일의 돼지 농장의 동물복지로의 전환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해당 지원금은 독일의 중소 규모 돼지 농가의 사육시설 개선에 약 60%인 6억7천500만 유로(약 9천700억 원), 2031년까지 돼지 복지 수준 향상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약 3억2천500만 유로(약 4천700억 원)의 보조금으로 지원된다.
독일 정부는 두 계획을 통해 돼지가 야외 출입을 할 수 있도록 사육장 환경을 개선하거나 냉방 기구를 설치하는 등 더 나은 수준의 동물복지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독일 정부는 동물사육환경을 표시하는 축산업 라벨링 시스템을 도입해 지난해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축산업 라벨링 시스템은 축산업계에서 자발적으로 2019년부터 4단계로 나눠 축산형태를 도입한 것으로 지난해부터 5단계로 나눠 의무적으로 표시하고 있다.
1단계는 법적 최소 요건을 준수한 축사, 2단계는 1단계보다 축사 공간(12.5%)이 더 넓고 사료가 달라진다.
3단계는 축사 공간(45%)이 더 넓어지고 동물들이 실외에서 신선한 공기를 접할 수 있는 형태이며, 4단계는 축사 공간(100%)이 1단계보다 2배 이상 넓어지고 돼지가 종일 야외에서 활동할 수 있어야 한다.
5단계는 4단계 축사와 거의 같지만, EU 유기농업 규정의 요구사항을 충족해야 하며, 제품에는 EU 유기농 로고가 추가로 표시된다.
축산업 라벨링 시스템은 소비자가 육류를 구매할 때 농장에서 어떻게 사육되었는지를 한눈에 알아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도록 마련됐다.
축산업 라벨링 시스템의 단계는 돼지고기의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기존 돼지 농장에서는 동물복지 형태의 농장으로 많이 전환하고 있다.

# 동물 친화 농장으로 재탄생한 알베르스마이어 농장
도르트문트에서 동쪽으로 차로 한 시간 거리 허팅하우저 웨그(Hüttinghauser Weg)에 위치한 알베르스마이어(Albersmeier) 농장은 4대째 돼지사육을 해오고 있다.
알베르스마이어 농장에서는 약 3천500마리의 돼지가 사육되고 있으며, 축산업 라벨링 시스템에서 4단계에 해당한다.
해당 농장은 육종 농가로 3주에 마다 농가에서 3㎞ 떨어진 농장에서 평균 30㎏의 새끼 돼지를 가져와 인근 농가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이용해 사료를 공급해 비육하고 있다.
독일에서 돼지를 도축할 때 보통 18주 동안 120㎏까지 키워 도축하지만, 해당 농가에서는 24주간 150㎏까지 키워 매주 150마리씩 20㎞ 거리에 있는 도축장으로 보내지고 여기서 도축된 돼지는 대도시인 쾰른의 슈퍼마켓 등에서 판매된다.
클라우스 알베르스마이어(Klaus Albersmeier) 씨는 “돼지를 150㎏까지 키우는 것은 독일에서도 굉장히 드문 경우이지만,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고기를 봤을 때 훨씬 질이 좋고 차이가 나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 다른 농가에 비해 수익률이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축사가 개방형이어서 기온이 떨어지면 지방이 적어질 수밖에 없는데 훨씬 많은 사료를 먹여 지방이 많아지도록 만든다”라며 “하지만 어미돼지가 적어 전체적으로는 사료의 양은 다른 농장에 비해 적다”라고 설명했다.
알베르스마이어 농장은 2018년까지 콘크리트바닥의 전형적인 일반 돼지 농장이었지만, 개축을 통해 개방형 농장으로 전환했다.
예전에는 악취 저감을 위해 많은 기술을 사용했지만, 지금은 축사를 개방하면서 악취가 더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때문에 이전보다 자주 농장을 청소하고 짚을 갈아줘 냄새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축산업 라벨링 시스템에서 4단계 농가이다 보니 일반 농장보다 규모가 2배나 넓고 이곳을 청소하기 위해서는 예전에 비해 인력을 3배나 늘렸다고 한다.
클라우스는 “농장 주변으로는 500m에서 1㎞ 거리에 주거지역이 있지만, 바람이 반대 방향으로 불고 암모니아 냄새는 거의 없다. 일반적인 냄새는 난다. 그러나 아직 냄새로 인해 민원이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말했다.
마리안 알베르스마이어(클라우스 어머니)는 “농장을 재건축허가를 받기까지 2년이 걸렸고 축사를 개축하는데 약 150만 유로(약 22억 원)가 들었다”라며 “동물복지는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다. 동물복지로서의 전환은 농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들도 동물복지 농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더 비싼 가격에 구매할 수 있어야 비로소 동물을 존중하는 미래의 농장으로 나아갈 수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알베르스마이어 농장은 동물 친화적 축사로 전환하면서 외부에서 돼지를 볼 수 있어 농장 내부에 펜션을 마련해 체험형 농장으로도 운영되고 있다.

# 하우스뒤스 동물 친화적 첨단 축사 개발 연구
독일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농업회의소 하우스뒤스(Haus Düsse)에서는 동물복지 미래 농장을 연구하고 있다.
미래 농장은 동물복지와 부정적인 환경 영향 감소, 소비자 수용성 향상 등의 측면에서 새롭고 안정적인 돼지사육 시스템을 개발하고 테스트 중이다.
미래 농장 축사는 동물을 위한 넓은 공간, 구조화된 기능 영역, 유기 활동 물질, 외부 기후와의 접촉, 굴을 파는 정원, 배설물과 소변을 분리하는 시설과 기술이 접목될 계획이다.
현재는 기후와 배출 측정, 먼지·열·스트레스 감지 등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 축사는 지붕이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형태로 온도를 조절하는 방식도 연구하고 있다.
또한 전파식별 장치와 카메라와 AI를 활용해 돼지의 활동을 자동으로 기록해 동물복지를 위한 축사로 개발할 예정이다.
양돈전문가 올렌도프는 “돼지들은 쉬는 공간과 밥 먹는 공간, 더럽히는 공간이 따로 있다”라며 “현재 연구하고 있는 축사는 이러한 공간들을 분리하고 더럽히는 공간의 배설물과 소변을 분리하고 냄새를 줄이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연구가 성공한다면 돼지들이 야외에서 활동하면서 동물복지와 냄새 악취도 잡을 수 있는 축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지붕이 열리고 AI가 대부분 시스템을 조정하는 미래 농장은 비용이 많이 들어 실제로 엄청난 비용이 들어 실제로 실용화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황영호 기자 / gosnews@hanmail.net입력 : 2024년 09월 0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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