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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 사각지대 없는 세대 통합, 같이 돌봄의 가치 1.] 지역소멸 부르는 초고령화와 초저출산, 돌봄 부담 늘어나는 고성

고성의 급격한 노령화, 높아지는 고독사 위험
늘 부족한 아이돌봄 서비스 개선 목소리
양질의 보육과 노인돌봄이 필요한 고성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4년 07월 26일
▣ 글 싣는 순서
① 초고령화 초저출산, 돌봄 부담 늘어나는 고성

② 세대통합과 공동양육으로 돌봄 사각지대 없앤 독일
③ 주민이 주도하고 행정이 지원하는 독일의 돌봄
④ 여주 동갑내기 세 할머니의 동네 손자 함께 돌보기
⑤ 지역공동체 회복으로 시작하는 새로운 고성형 돌봄

ⓒ 고성신문

초고령사회는 단순히 ‘나이 들어가는 지역’이라는 것에서 그치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활동이 가능한 인구가 줄어들면 지역의 발전 가능성은 당연히 낮아질 수밖에 없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청년층이 줄어든다는 것이며 이는 출생 아동이 적어질 것이라는 당연한 예상이 뒤따른다.
인구가 줄어들면 지역의 인프라는 무너진다. 교육 혜택을 위해 청년층은 외지로 나가고, 이미 외지에서 자리잡은 청년들은 경제활동 기회와 교육, 문화적 혜택이 적은 지역으로 되돌아오지 않는다.
학교가 사라지면서 빈집이 늘어나고 지역은 공동화된다. 지역공동화는 경제 및 생활 기반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또한 지역을 떠나게 하는 이유가 된다. 이런 악순환은 끊임없이 반복된다. 그리고 실제로 지금 고성은 그런 상황을 겪고 있다.

# 아이는 줄고 노인은 늘어나는 고성
2022년, 고성 인구는 5만 명이 무너졌다. 6월 4만9천987명이었던 인구는 같은 해 12월 5만448명으로 잠시 회복세를 보이나 싶더니 지난해 5월 다시 5만 명선이 무너진 후 도통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0~9세 아동의 감소세는 이보다 더 가파른 하향세를 보인다. 2005년 12월 4천440명이었던 아동은 2010년 12월 3천939명, 2015년에는 3천752명으로 줄어들었다. 2020년에는 2천570명이었던 아동의 수는 지난해 12월 1천733명으로 나타났다.
출생률도 마찬가지다. 2005년 309명이 출생한 이후 조금씩 늘어난 출생아동은 2010년 467명으로, 5년 만에 급속한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조선산업특구 등으로 젊은 노동자들이 유입되면서 보여준 변화로 분석된다. 그러나 이후 조금씩 줄어들기 시작한 출생률은 2015년 315명, 2018년에는 207명이었으나 이듬해인 2019년 200명 선은 완전히 무너져 158명이 출생하는 데 그쳤다. 3년간 간신히 100명대를 유지하던 출생아동수는 2022년 92명에 이어 지난해에는 83명으로 집계됐다. 1년 내내 아이가 한 명도 태어나지 않는 면지역도 심심찮게 나온다.
반면 노인인구는 계속 늘고 있다. 2005년 12월 1만1천772명이었던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0년 1만3천102명, 2015년에는 1만4천222명, 2020년에는 1만6천95명, 지난해 12월 기준 1만7천491명으로 늘어났다. 올해 6월 노인인구는 이보다 더 늘어난 1만7천652명으로 집계됐으며 앞으로도 계속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2024년 6월 현재 고성군의 전체 인구는 4만8천660명이다. 이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36.28%의 비율을 보이고 있다. 사망자가 출생아보다 많아 인구가 자연감소하는 ‘인구 데드크로스’ 현상은 매년 그 폭이 커지고 있다. 고성은 초고령사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고성에 사는 노인, 삶에 대한 만족도
5만 명도 채 되지 않는 고성군 인구 중 노인인구는 36%가 넘는다. 이 중 혼자 사는 노인은 6천 명 이상이다.
고성군은 노인들의 의식과 생활을 조사해 삶의 수준을 파악하고 효율적인 노인 복지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지난 2022년 8월 8일부터 23일까지, 만 65세 이상 노인 1천 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실태조사 결과 보고회에서 군 관계자는 “경남 고성군에 사는 노인의 10명 중 4명은 독거노인이며, 10년 이상 혼자 산 노인의 70% 이상이 삶이 불만족스럽다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보고했다.
해당 조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고성군의 노인인구는 31.2%였다. 이는 조사표본을 기준으로 했기 때문에 실제와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2022년 8월 당시 고성군 전체 인구는 4만9천994명이었고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1만6천877명으로, 노인인구 비율은 33.8%였다.
해당 조사 결과에서는 노인인구의 41%가 혼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이상 혼자 거주한 노인이 61.5%로 가장 많았고 5년 이상 10년 미만이 17.6%, 3년 이상 5년 미만이 10.2%, 1년 이상 3년 미만이 7.9%, 1년 미만은 2.7% 순으로 집계됐다.
삶의 만족도에 대한 질문에서는 10년 이상 혼자 거주한 노인의 73.5%가 불만족스럽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혼자 거주한 기간이 1년 미만인 노인은 불만족스럽다는 대답이 아무도 없었다.
실태조사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노인들의 월 평균 소득은 50∼100만 원 미만이 38.8%로 가장 많았다. 배우자가 있는 노인은 50만원∼100만원 미만이 36.5%로 가장 많았지만 독거노인은 50만 원 미만이 45.0%로 가장 높았다.
일자리에 대한 질문에서는 30.8%의 노인이 환경미화 및 학교도우미를 하고 싶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다. 그러나 이 조사 자체가 여전히 경제활동을 하고 있거나 전문분야 활동 여부와 상관없이 진행된 것이라 실제 희망 직종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 노인들이 말하는 ‘두려운 노년’
문제는 독거노인들 중 치매나 만성질환자, 거동불편자들은 계속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농어촌 시골마을이라 해도 이웃간 교류는 예전만 못하다. 고독생은 고독사로 이어질 위험이 아주 높다. 독거노인이 늘어난다는 것은 이들의 보건 및 돌봄 제공을 위한 사회적 비용이 늘어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한 70대 군민은 “요즘 내 나이는 마을회관에 가기에는 젊고 사회활동을 하기에는 나이든 어중간한 시기”라면서 “60대까지는 손자들이 어려 바쁜 아들내외 대신 손자들을 봐주면서 용돈을 받기도 했는데 이제 아이들도 학교와 학원에 다니니 내 손길이 필요 없어졌다. 손자들 교육 문제로 도시로 이사를 간다는데 그러면 나는 혼자 지내야 하니 사실 이 나이에 덩그러니 혼자 살게 될 것도 두렵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70대 후반 군민은 “노인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자는 잠에 가는 것이 소원이라지만 혼자 살면서 가장 두려운 것이 정말 그렇게 고독사하게 되는 것”이라면서 “요즘 노인복지가 잘 돼있다고 하지만 사실 노인들이 원하는 것은 사회참여인데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고, 노인일자리사업도 모집인원이 적어 기회가 잘 돌아오지 않는다. 무기력한 노인이 돼간다는 것이 느껴질 정도라 가끔 우울해지기도 한다”라고 토로했다.

# 자녀 돌봄 두고 깊어지는 부모의 고민
고성은 출생아동이 100명에도 미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늘 보육서비스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젊은 부모들은 경제활동을 원하고, 부모가 일하는 동안 보육서비스가 제공되기를 바라지만 다자녀가정 외에는 돌봄서비스를 받는 것이 쉽지 않다.
지난해 아이를 출산한 A씨는 “시부모님은 다른 지역에 계시고 친정어머니께서 아이 양육에 큰 도움을 주셔서 복직하려 했는데 어머니의 건강이 안 좋아지는 바람에 미룬 상태”라면서 “돌봄이 해결되지 않으면 아이가 어린이집에 갈 때까지는 우리 부부가 번갈아 육아휴직을 하거나 둘 중 하나가 경력단절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라 막막하다. 회사 어린이집이 있는 지역으로 이사라도 가야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유치원생 1명, 초등학생 2명으로 총 3명의 자녀를 둔 B씨는 “지금은 돌봄교실이 확대되면서 상황이 많이 나아지기는 했지만 지난해까지는 방학을 앞두고 걱정이 태산이었다”라면서 “돌봄이 해결되지 않으면 양육 부담은 고스란히 부모의 몫이 되기 때문에 출산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경제활동하는 부모에게 자녀 양육은 가장 큰 걱정거리인데 고성이 아동친화도시라고 하지만 돌봄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 노인과 아동 돌봄을 동시에 해결할 방법은?
급격한 노령화와 저출생으로 데드크로스 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고령화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는 가운데 고령자들의 사회참여 욕구는 높아지고 있다. 젊은 부부들은 출산과 양육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돌봄서비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노인과 아동의 돌봄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고성군은 여전히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는 노인정책, 아동보육 지원만을 고집하고 있다.
현재 고성에는 공동육아나눔터가 운영되고 있으나 놀이, 프로그램 운영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 공간의 역할을 더 확대해 노인이 돌보미로 활동하며 보육에 참여하고, 아동은 기초적 사회질서를 배우며, 학부모는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초고령사회에서 노인의 사회참여 기회를 확대는 중요한 문제다. 전문적 지식과 기술, 충분한 경력을 갖춘 베이비부머 은퇴자들은 지역사회의 훌륭한 인적자원이 된다. 아동돌봄에 이들의 경험을 활용한다면 노인들의 사회참여는 물론 아동양육의 부담을 덜어 일과 가정의 양립을 실현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 된다.
양질의 보육과 노인돌봄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고성에 적용한다면 고성은 새로운 복지정책의 모델이 될 것이며 사회적 비용 또한 줄일 수 있다.
혈연관계의 조부모가 아니더라도 지역의 고령자들이 지역 아동의 양육 및 보육에 참여하고 이를 적정선에서 경제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한다면 독거노인의 고립감을 해소하고, 고령자들의 사회참여 기회를 부여하는 동시에 청년들에게는 양육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우리보다 앞서 이러한 모델을 구축해온 선진 사례를 살펴보고 고성에 적용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양질의 보육과 노인돌봄을 동시에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고령자에게는 독거와 고독사의 두려움을 줄이고 젊은 부모에게는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4년 07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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