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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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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례상
/김선미 시인(디카시마니아)
청색 홍색 음양의 촛불 켜고 다산의 상징 밤 대추 올리고 절개의 기러기 악귀 퇴치 수탉
어머니는 연지 찍고 곤지 찍고 아버지는 사모관대 썼다는데
결혼식의 의미
대례상 혼례 사진은 참 오랜만에 보는 풍경이다. 요즘 결혼과는 다른 모습이다. 결혼식장을 잡기 위해 일 년가량, 신부와 신랑 그리고 혼주들은 얼마나 많이 기다렸는가. 하지만, 이 모든 일들은 간소한 절차에 한 시간 만에 끝나버린다. 결혼예식이 홀가분하기보다 허무한 생각까지 든다. 하객들은 밥 먹으러 온 손님들처럼 식장 자리를 비워두고 식당으로 몰린다. 의식의 존재를 잊어버린 격이다. 김선미 시인 「대례상」“청색 홍색 음양의 촛불 켜고/다산의 상징 밤 대추 올리고/절개의 기러기 악귀 퇴치 수탉//” 이렇게 많은 의미를 두고 혼례식을 올렸던 우리 선조들이다. 혼례는 인륜지 대사인 만큼 연지곤지 찍고 사모관대를 갖추고 악귀와 절개, 다산, 음양의 조화를 생각한 옛 결혼식이 때로는 그립다. 집안 행사가 아닌 온 마을의 축복 속에 진행된 행사는 모든 사람이 마치 자신의 일처럼 즐긴 문화였던 우리네 혼례식이 아니던가. 요즘 결혼의 형태는 스몰, 주례 없는 식까지 많은 변화가 있지만 바뀌지 않아야 하는 것은 신랑 신부 마음가짐이다. 어떤 변화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랑과 믿음이 바탕이 되고 마음만은 진중한 혼례가 됐으면 한다. 둘이 하나가 되는 그리고 둘이라서 편안한 안정감, 자신감, 세계관 더 말할 나위가 없는 든든함이 주는 행복의 크기는 가늠할 수가 없다. 짧은 시간 진행되는 결혼식에 초대된 하객 마음가짐도 달리했으면 한다. 봉투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그리고 끝까지 축하하는 마음으로 식이 끝날 때까지 함께 참여하는 장이 됐으면 하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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