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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시장에서 사료 원료인 옥수수값이 올 하반기부터 다시 뛰는 게 더 걱정이다. 앞으로 소값이 떨어지고 사료값은 오른다면 큰일이다.”
1일 새벽 고성가축 시장에서는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협상 타결 이후 향후 소값을 불안하게 전망하는 농가들의 걱정스러운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가축시장에 나온 양축농민들은 미국산 쇠고기 관세가 해마다 낮아져 결국 폐지될 경우 한우산업은 그대로 주저앉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한우농가 보호를 위해 정부와 농협은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등 그동안 궁금했던 점들을 묻고 또 물었다.
한우 농장을 운영하는 강동우(35·죽계리)씨는 “당장 송아지를 입식해야 하지만 앞으로 소값이 어찌 될지 몰라 5월까지 시장 동향을 지켜본 후 입식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며 “소를 사육하는데 사료값이 올라가면 제일 큰일이다. 내심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사천에서 한우를 사육한다는 서정만(53)씨도 “한·미 FTA 협상 타결로 농가들이 피부로 느끼는 불안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며 “농가 불안심리를 달랠 수 있는 대책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걱정했다.
고성가축시장에서는 언제까지 불안감에 젖어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지 않느냐는 자성의 목소리도 들렸다.
류무근 고성축협조합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재개될 경우 한우 값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지레 겁부터 먹고 출하를 늘리면 결국 농민만 손해를 보게 돼, 이런 때일수록 계획적인 사육과 출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축산물판매을 판매하는 모든 음식점에서도 원산지표시가 돼 소비자들이 쉽게 구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류 조합장은 “한우 개량사업 결과 지난 1977년에는 출하되는 큰 소의 평균 체중이 296㎏에 불과했는데, 지금은 600㎏을 웃돈다”며 “축협은 한우 개량에 더욱 박차를 가해 체중 증량과 함께 육질을 높이고, 생산비는 낮출 수 있는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희대 한우협회연합회장은 “미국산 쇠고기가 아무리 싼값으로 공세를 펼쳐도 맛과 품질면에서 앞선 한우를 따라잡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축시장에서 만난 최판진 고성농협 조합장은 “농협도 한우농가들이 안전한 고급육을 생산, 시장에서 차별화 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또한 축종별로 핵심조합원을 집중 육성시켜 나갈 수 있도록 농민들에게 계획적인 양축활동을 당부했다.
한편 이날 고성가축시장에는 6~7개월된 암소 첫배 상급이 4백만원, 중급이 380만원, 늙다리소 150~180만원으로 늙다리소는 송아지보다 가격이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요즘 고성장날에는 예년처럼 소거래가 진행되고 있다.
11일 장에는 한우 암·수·송아지 211두, 16일 223두, 21일 224두가 각각 거래됐다.
고성축협은 암송아지와 큰소 암소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거래율과 거래물량이 예전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나 차츰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는 것으로 분석했다.
고성가축시장의 한 중개인은 한·미 FTA 협상 타결 이후 한 때 급격히 떨어지던 소값이 이제 정상대로 회복되고 있다며 농가들이 홍수 출하만 하지 않는다면 미국산 쇠고기가 들어와도 소값이 폭락하지는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