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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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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김민지 시조집 『타임머신』
현) 소가야문화보존회 부장
노란 꽃잎
둥근 꿈속에
수줍게 웃는 여자
여자라고 부르고 싶은 이름
호박은 노란 꽃잎을 달고 여름 나기를 한다.여름 별미에 빠지지 않는 식자재로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것이 호박이지 않을까.잎사귀로 쌈을 싸고, 호박으로 전을 부치고, 된장을 끓이고..... 쓰임이 많은 호박이다.하지만 이번 디카시는 먹는 호박이 아니라 많은 일을 척척 해내는 여자로 보이는 호박이다.
김민지 시인 「호박」“노란 꽃잎/ 둥근 꿈속에/ 수줍게 웃는 여자”//시인은 호박꽃의 앙증스러운 모습을 여자 모습에 견주어 말한다.호박의 노란 꽃을 보는 순간 둥근 꿈속이라고 상상하는 시인의 밑자리가 영상의 기호와 언어의 감각이 두텁게 느껴진다.영상에 보이는 싱싱한 호박꽃의 꿈은 반짝거리는 별처럼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고 있는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따스한 빛 별이다.둥근 꿈속에는 한여름 땡볕에도 넝쿨을 만들어 식솔을 끌고 언덕을 넘어가는 억척스러운 어머니의 모습이 오버랩 되기도 하고 가을걷이에 한 움큼 내어놓는 누렁이 호박은 넉넉한 모정을 느끼게까지 한다. 수줍게 웃는 여자의 모습에서 어머니의 모습까지 전개되는 호박 모습이 마치 땅 위로 걷는 우리 어머니의 빛나는 별처럼 느껴진다.넓은 들을 푸르게 장식할 호박을 생각하면 벌써 여름이 기다려진다.식욕의 직선을 발화하는 호박 몇 개, 질펀한 땅을 파고 호박을 심고 싶은 작은 일상을 꿈꾸게 하는 디카시 한편이 샛노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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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3 11:53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