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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성쌀로 빚어 향긋한 막걸리 한 잔, 어떠세요?

이기연 고성양조장 대표
1968년 문 연 작은 아버지 양조장 물려받아
JMT 깔끔하주 固城 다양화로 젊은층 공략
농업회사법인 준비, 관광체험화 추진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26일
ⓒ 고성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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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퐁퐁, 항아리 속에서 쉴 새 없이 터지는 공기방울 소리가 청량하다. 곡물이 발효되는 냄새에는 상쾌한 과일향과 꽃향기도 감돈다. 고성양조장의 50년 된 항아리 속에서는 ‘공룡나라 고성막걸리’가 익어간다.
“좋은 원료를 쓰면 술맛도 당연히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고성의 깨끗한 물과 고성에서 생산된 쌀로 정성껏 빚어 세 번 발효하는 삼양주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고성양조장의 젊은 사장 이기연 대표는 오로지 맛있는 막걸리를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작은 아버지의 양조장을 지키고 있다. 어머니는 합천 양조장집 딸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어머니가 술을 빚는 걸 보며 자랐다. 어머니가 술을 빚을 때면 처음에는 구수한 곡물이었다가 향긋한 술내음을 풍기는 발효과정이 늘 신기했다. K-컬처와 함께 세계의 청년들이 막걸리를 즐기기 시작한 참이었다. 고성에서 1968년부터 50년이 넘게 양조장을 하던 작은 아버지가 몸이 안 좋아지면서 양조장 문을 닫아야 하나 고민하신다 했다. 이거다, 싶었다. 그 길로 고성으로 달려왔다. 

작은 아버지가 하던 양조장을 물려받아 술을 빚기 시작했다. 고성군내 마트 어디든 가면 만날 수 있던 노란 라벨의 막걸리가 옷을 갈아입었다. 맛 또한 더욱 깊어졌다. 인위적인 단맛이 아니라, 곡물이 품은 은근한 단맛과 구수함이 진한 조화를 만들어 냈다. 효모가 탄수화물을 잡아먹으며 부글부글하다가 당분을 만들어내고 알콜화된다. 고성양조장 술들은 이 과정을 세 번 거친다.“대량생산에 적합한 단양주에 비해 세 번 덧술해야 하는 삼양주는 숙성기간이 길 수밖에 없습니다. 

생산 속도도 느리지요. 하지만 낮은 온도로 천천히 숙성하기 때문에 흔들어도 넘치지 않고, 맛이 부드러우면서 많이 마셔도 숙취가 없어요.”이기연 대표는 고성양조장을 맡자마자 젊은층의 입맛을 잡기에 나섰다. 맛있다는 표현을 이름에 담고 싶어 고민하다가 택한 이름은 JMT이었다. 일반 막걸리보다 도수는 높지만 농도가 짙어 부드럽고 깊은 맛을 내는 JMT는 이름에서부터 젊은 냄새가 물씬 난다. 이 독특한 이름의 막걸리는 2030 골퍼들 사이에서도 입소문이 나서 군내 골프장에서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자두를 넣은 제품도 인기다.공룡나라 고성 막걸리는 막걸리 특유의 청량함과 담백함을 살려 부드러우면서 목넘김이 좋은 고성군 판매 1위 막걸리다.

이 대표는 막걸리의 고급화도 시도했다. 최근 리뉴얼하면서 기존의 고성청술은 ‘固城’ 16과 20으로 나눠 출시했다. 전통방식으로 빚고 1975년 생산된 항아리에 3개월간 숙성시켜 말 그대로 맑은 술만 걸러낸 청술은 농도가 진하고 맛이 깊어 애주가들의 사랑을 받는 ‘약주’다.보통 막걸리보다 더 진한 농도와 맛을 살린 걸쭉한 전주나 냉장숙성 방식으로 만든 맑은 술인 깔끔하주도 꾸준히 찾는 고객이 생겼다.문을 연 지 이제 3년째인 무인막걸리카페는 ‘아재들이 마시는 술=막걸리’라는 인식을 깼다. 오가며 무료시음도 하고, 농번기 이른 아침 농부들의 새참거리도 돼주면서 꽤 자리를 잡았다. 이기연 대표는 이런 새로운 시도를 계속할 생각이다.“전통주 면허를 취득할 겁니다. 

제 땅에서 우리 술에 쓸 재료를 재배하는 게 목표예요. 당장은 식물성 콜라겐과 면역성분이 많다는 금화규를 재배하고 수확해 막걸리에 접목해보려 합니다. 농업회사법인도 준비하고 있어요. 그런 후에는 우리 술을 관광체험 아이템으로, 먹고 놀고 자고 모든 것을 한 곳에서 할 수 있는 6차산업이 목표입니다.”술을 만드는 체험을 하면서 술맛을 안 볼 수 없고, 술을 마셨으면 운전할 수 없으니 고성에 머물 수밖에 없다. 그러면 주변 관광지와 연계한 관광상품 개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고성의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스치는 관광지’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저는 고성에서 태어나 자라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 고성을 사랑하는 고성사람입니다. 반세기가 훌쩍 넘는 저희 양조장 역사처럼, 익을수록 향긋해지는 고성막걸리처럼 고성에서 뿌리내리려 합니다. 고성 전통의 맛과 멋, 역사를 지켜간다는 자부심으로 맛있는 술을 빚겠습니다.” 
최민화 기자 / 입력 : 2024년 0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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