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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성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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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입자
제민숙 (고성문인협회시조시인, 글향회원)
시집 『길』, 『아직 괜찮다』, 『아플 때마다 마음이 자랐다』
불안한 오늘이 공중에 매달려있다
한밤 자고 일어나면 이 불안 없어질까?
우리의 일상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사는 삶에는 늘 불안과 안정감이 한 줄에 놓여있다. 불안도 내가 만들고 안도감도 내가 만들기 때문이다. 제민숙시인<세입자> 디카시에서 “불안한 오늘이 공중에 매달려있다/ 한밤 자고 나면 일어나면 이 불안 없어질까?”// 영상에 보이는 까치집이 오늘만은 무사했으면 하는 바람이 독자의 마음 또한 같다. 몇 만 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전봇대 위에 나의 집이라는 것을 상상해 본다면 얼마나 가슴 졸이며 살아갈까. 하지만 우리 세상도 똑같다. 위험천만의 불안이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늘 안고 살고 있지 않을까. 시인은 한 밤 자고 일어나면 이 불안이 없어지겠느냐라고 되묻는다. 얼마나 불안한지를 다시 되짚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 모든 일들을 양면으로 싸고 있기 때문에 견디는 것이다. 어떤 불안도 혼자가 아니고 함께라서 오늘을 견디는 것처럼 그렇게 하루하루 버티는 것이다. 조금 불편한 하루가 오더라도 이 정도쯤이라고 웃으며 사는 것처럼! 영상에 보이는 저 높은 곳에 있는 불안한 까치집은 가장 높은 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조망권을 가졌다고 생각한다면 이 또한 멋진 집이 아닐까. 시인의 눈을 통해 불안한 오늘이 아니라 오늘을 통해 내일의 안부를 묻는 선험적 인식 경험이 상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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