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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가르침에 부끄럽지 않은 제자 되겠습니다”

고성고 이화성 교감·제정락 교무부장·배구현 교사·이광수 교사 3대가 근무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5월 25일
ⓒ 고성신문

60년대 중반 재일동포 60여 명이 고향의 후학 양성을 위해 육영회를 조직했다. 이들은 66년 회화면 배둔리에 학교를 세우고 그 이름을 <고성학원>이라 지었다. 고성종합고등학교를 거쳐 고성고등학교로 변해가며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11,0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이 학교에 삼대에 걸친 교사들이 있다고 한다.


 


>> 이화성 교감 2회 졸업 / 82년 부임


>> 제정락 교무부장 4회 졸업 / 81년 부임


>> 배구현 국어담당 16회 졸업 / 94년 부임


>> 이광수 컴퓨터담당 25회 졸업 / 97년 부임


>> 동문교사 총 7 / 참여교사 4


 













이광수(이하 이) :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어요. 3~4분 빼고 모두 은사님들이고 하니 뭘 하든 조심스러웠죠. 그래서 긴장도 많이 했어요.


 


제정락(이하 제) : 이 선생은 원래 성격도 그래요.


 


이화성(이하 교) : 처음 고성고 모교에 발령을 받아 왔는데 그 해 배구현 선생 담임을 맡았어요. 당시는 모교 근무에 굉장한 책임감과 애착을 가졌어요. 학생이 전부 후배고 제자이면서 영원한 인연인 거니까...사실 모교에서 근무하는 것은 책임감도 훨씬 강하게 느껴지고 고달프고 힘들어요.


 


: 배구현 선생의 경우에는 제가 첫 부임했을 때 입학을 한 학생이었어요. 보시다시피 지금은 같이 근무하는 동료교사고요. 당시에는 야단도 많이 맞고 했지만 나이차이가 워낙 없다보니 교사보다 선배라는 인식이 아주 강했죠. 지금은 같이 근무를 하다보면 말도 참 편하게 하고 힘들고 고된 일은 스스로들 맡아서 해주곤 하죠.


 


: 처음엔 정말 힘들고 어려웠어요. 부임한지 10년을 채웠는데 아직도 막내를 못벗어나고 있어요. 막내생활이 가장 좋은 건 역시 사랑을 제일 많이 받는다는 거죠. 은사님들이자 선배님들이 많이들 베풀어주시고, 감싸주시곤 합니다. 저는 그것을 또 제 학생들에게 되돌려 주려 하고요. 학생들이 전부 제 동생 같으니까 정이 많이 들어요. 모교니까요.


 


: 배구현 선생이 3학년 2반이던 시절에 담임을 맡았는데, 배 선생이 개성이 참 강했어요. 체육부장인 구봉근 선생도 같은 반이었는데 배 선생은 개성도 강하고 고집도 센 데다가 외골수이기까지 했어요. 그러니까 제가 야단을 쳐도 겉으로만 수긍하는 척 하고 속으로는 안 그랬어요. 지금도 그 성격이 있긴 하지만 그게 어떻게 보면 자기 길을 묵묵히 가는 주관이 확실하다는 거죠.


 


: 그래도 지금 여기 있는 선생들은 학창시절에 거칠거나 선생 심기를 건드리는 사람은 없었어요. 다들 조용하고 순한 학생이었죠.


 


: 학교생활 정말 조용히 했어요. 반장을 맡아도 ‘그게 누구냐’는 반응들이었으니까요.


 


배구현(이하 배) : 저는 두 분 선생님 뵐 면목이 없네요. 발령받고 와서 선생님들께 예를 다하려 노력하긴 하지만 같이 생활하고 부대끼다 보니 늘 마음에 담고는 있지만 그걸 표현을 못하고 살아요. 하지만 두 분이 정신적 지주임은 변하지 않는 사실입니다.


 


: 사랑을 표현 못하는 건 아마도 고성이 표현에 인색한 지역이라서 그렇지 않을까요. 분명히 마음은 고마운데 저 여기도 표현을 못해요. 미안하네. 표현들 좀 하고 삽시다.


 


: 교감선생님은 말투가 정말 문학적이세요.  수업도 정말 열정적으로 잘하셔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올 정도였다니까요.


 


: 아이구...과찬의 말씀이십니다.


 


: 이게 영 심판받는 기분인데요.


 


: 교감선생님은 제가 학교 다닐 때부터 늘 선비 같으세요. 과목까지도 국어다 보니 고문학 수업을 하면 정말 선비같으시죠.


 


: 모질고 독한 선비?


 


: 맞습니다. 저희가 선비라고 선생님을 칭할 때는 상놈이 양반을 하대하는 듯한 기분까지 들었어요.


 


:  이왕 선비가 될 것, 너그럽고 부드러운 선비가 될 걸 그랬네요.


 


: 제 선생님께서 수업 시작 전이면 언제나 사자성어 하나씩을 알려주셨어요. 그리고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은 어쩜 그렇게 큰 시험에 몽땅 나오는지.


 


: 지금도 과학 50점 이하의 점수를 받으면 야단을 쳐요. 비싼 돈 내고 다니는데 절반은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그런 건데… 사실 과정을 야단쳐야 하는데 그걸 제가 실수했어요.


 


: 체벌을 할 때 나아질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가려서 체벌해요. 저처럼 외골수 같은 아이는 체벌하지 않아요. 그리고 체벌 후에도 다독여야 하고요. 되도록 상담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해요. 우리 아이들은 아직 많이 순수하거든요.


 


: 제가 나이도 적고 해서 그런지 교감선생님이 보시면 아마 ‘저 사람이 아이들하고 놀고 있나’하시는 수준일 겁니다. 하지만 가정환경이 어려운 아이들은 제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마음을 안 열어요.


 


: 매는 사랑이고 관심이에요. 정이 없으면 안 때려요. 전에 정말 너무 말을 안 듣는 아이가 있어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라’했는데 그게 형벌이에요. 그건 그 아이를 소외시키는 거잖아요. 그건 벌이에요.


 


: 인성 교육. 그건 어딜 가나 중요한 문제니까 저는 인성을 바로 잡는 교육을 하려고 노력해요.


 


: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게 그때 담임선생님께서 “구현아. 너는 할 수 있다”라 말씀해 주셨거든요. 그래서 제가 사범대도 가고 선생도 됐죠. 시골이다 보니까 아이들이 참 순수해요. 하지만 환경의 변화도 필요한 시기죠. 아이들이 잘 되면 아이들 이름뿐만이 아니라 학교 나아가선 고성이 빛날 거예요.


 


: 이건 제 바람이 아니라 믿음, 신념인데요. 대한민국에서 우리 아이들이 제일 착하고 순수하고 좋은 아이들이에요. 아니 아이들뿐만 아니라 이 아름다운 환경 그리고 우리 교직원들까지 전부.                         

/최민화기자 기자 / kn-kosung@newsn.com입력 : 2007년 0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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